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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혐오’에 침묵하는 변호사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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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으로 일한 시간과 비례해 접한 사람과 사건이 쌓여간다. 사람에 천착하지 않으려 경계하고 있다. 이면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우리 사회 어떤 토양이 이런 일을 잉태했는지에 관심을 두려고 고민하는 편이다. 사람에 천착해서는 바뀌는 게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 놀라운 사진을 받았다. 서울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소속 40대 초반 변호사인 A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들이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자신의 신체 등 남성성에 대한 우월감이 상스럽고 노골적이었다. A씨 계정을 찾아 공개 글을 훑어봤다. A씨는 아마 변호사 시험을 통과한 만큼 지능과 지식 수준은 평균 이상일 것이다. 하지만 성장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 돈에 대한 갈구, 자신이 일군 부와 몸에 대한 과시, 심각한 여성 비하 등 왜곡된 세계관이 관찰됐다. 욕설, 비속어도 일상이었다.

조현일 산업부 차장

‘왜 노래방 아가씨들이 ‘고툭튀 오빠’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 ‘귀공자’란 ××가 큰 공격형 ××’, ‘지극히 평범한 고×를 가졌으나 흑형급 ×알로 인해 고툭튀가 된 것이다’, ‘처녀들이 부담스럽다. 다리를 ××면서 내 전부를 먹으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주 ××한다. 싫을 때는 ×××을 ×는데 × 느낌이 안 좋다’ 등.

한 페친은 그가 전 여자친구를 비하한 것도 있다고 전했다. 정치적인 편향, 혐오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상이다. ‘×같은 변호사 새×가 있다, 청와대를 불법 점거 중인 문 변호사이다… 개돼지들은 현실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개돼지는 국민을 가리킨다. 이외 반포 유명 아파트, 메르세데스-AMG GT 63s 4도어 쿠페 모델 등이 자주 등장한다. 로펌 건물에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타는 변호사가 있어 화가 났는데, 자신의 차가 수백만원 더 비싸다고 흡족해 하기도 한다.

A씨는 통화에서 “지식인의 위선, 특히 사법부의 가식과 위선을 비판하기 위해 글을 올린다”고 말했다. 여혐이 지식인 비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자 ××을 궁리밖에 안 하는 판사 ××들과 다르다는 걸 여성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그들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열심히 쓸 작정”이라고 전했다.

의문은 변호사 사회로 향했다. 이들은 왜 침묵할까.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 한국여성변호사회 등이 떠오른다. 취재 결과 이들 단체, 특히 집행부를 기준으로 A씨 실태를 몰랐던 단체는 없었다. 인지한 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지난해였다. 변호사법과 단체 회칙엔 변호사 품위 유지 의무가 있다. 세 단체 모두 “알긴 했는데 진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사처럼 고소·고발이 없었다는 뜻이다. ‘인지’하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윤석희 여변 회장은 “외설을 넘어 도착이 보인다. 조사 착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우 서울회 회장은 “회장이 직접 진정할 수 있다.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언론도 이런 사례를 돌려만 봐선 안 된다. ‘혐오 표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자칫 사회가 이를 용인한다는 신호가 될 수 있어 미디어는 적극 대처해야 한다.’ 지난 1월 한국기자협회가 밝힌 ‘혐오표현 반대 미디어 실천 선언’ 중 한 구절이다.

 

조현일 산업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