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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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유서 발견됐다?” 2002년 저서서 미리 쓴 유서 다시금 화제

사진=중앙M&B

 

지난 9일 연락이 두절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박원순 유서’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과 핸드폰 메신저에서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2년에 출간된 저서에 포함된 ‘미리 쓴 유서’의 내용 중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10일 ‘박원순 유서’라는 글이 카카오톡, 문자 등 핸드폰 메신저를 통해서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최근에 쓴 유서가 아닌 지난 2002년 발간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에 포함된 글의 일부였다.

 

당시 박원순 변호사는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나 있는 곳 나 가진 것에서 아름답게 나누기)’를 지난 2002년 12월 20일 발간했다.

 

이 저서에서는 박원순이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했을 때의 내용과, 대학 시절, 사시 합격 후 검사와 변호사 생활을 이어갔던 시절 등의 일화가 자세하게 담겨있다.

 

또 책의 말미에는 “내 딸과 아들에게”, “내 아내에게”라는 제목의 유서도 포함됐다.

 

저서에서 박원순은 자녀에게 “제대로 남길 재산 하나 없이 무슨 유언인가 하고 내 자신이 자괴감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유산은커녕 생전에도 너희의 양육과 교육에서 남들만큼 못한 점에 오히려 용서를 구한다”며 “너희는 돈과 지위 이상의 커다란 이상과 가치가 있음을 깨닫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그런 점에서 아빠가 아무런 유산을 남가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큰 유산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유언을 남겼다.

 

또 아내에게는 “평생 아내라는 말, 당신 또는 여보라는 말 한마디조차 쑥스러워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아내라고 써 놓고 보니 내가 그동안 당신에게 참 잘못했다는 반성부터 앞서는구려”라며 “무책임한 남편이 끝까지 무책임한 말로써 이별하려 하니 이제 침묵하는 것이 좋겠소. 부디 몸조심하고 남은 인생을 잘 보내고 다음 세상에서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길 바라겠소. 다만 이 모든 것을 용서해 주오”라고 적었다.

 

이후 가족과 지인들에게 남기는 말 등도 포함됐다.

 

한편 10일 경찰은 전날 오후부터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한 결과 이날 오전 0시께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