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팀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10일 “지금 대구지검과 경북경찰청에서 (딸과 관련한) 수사를 하고 있는데 명명백백하게 엄정한 수사를 해서 가해자들에게 숙현이가 받은 고통의 몇수십배 벌을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국회에서 미래통합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가족들은 경주시청에 민원도 넣어봤고 대한체육회,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다. 모든 행정기관에 진정했지만 아무도 최숙현의 억울함을 들어준 곳이 없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씨는 “혼자 외롭게 싸우다가 지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그나마 이제라도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환경이 돼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숙현이의 한도 풀어야 하지만 유족은 엄청난 가정파괴를 겪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까 엄중한 수사가 되도록 언론이 진실을 보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김도환 선수는 양심이 좀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선수) 어머니께서 저희한테 울면서 전화를 했고 사죄와 용서를 구했다. 그 어머니께는 일단 김 선수가 조사에 임하고 법적 처벌을 받은 뒤 제가 사과를 받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발언 논란과 관련해선 “임 의원도 세 번이나 전화를 해서 국회 차원에서 진상조사한다고 했다. 정치적으로 이용 안 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통합당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련한 이유에 대해선 “이번 사건은 묻힐 뻔 했는데, 숙현이 장례식을 치르고 이틀 정도 지나 (통합당) 이용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언론인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발 앞서 진상조사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잊을만 하면 터지는 체육계의 폭언, 폭행 문제를 이번부터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며 “관행이란 말로 그런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근본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진상규명 및 체육인 인권보호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양수 의원은 “다시는 스포츠계에 이 사람들이 발을 못 붙이게 해야 한다”며 “이 사람들이 사법적 처리를 안 받으려고 변호사 자문을 구해 법률 대응을 하는 걸로 보이는데 민주당이 빠른 시일 내에 청문회를 열어줄 것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에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