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른바 ‘팀닥터’ 안주현(45)씨가 10일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최 선수의 사망 사건이 불거진 뒤 잠적하다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은 10일 폭행 및 불법의료행위 등 혐의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운동처방사인 안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팀 내에서 ‘팀닥터’로 불렸지만 실제 의사나 물리치료사 면허는 없고 그냥 운동처방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 선수는 생전에 훈련 중 가혹행위 가해자로 경주시청팀의 김규봉 감독을 비롯해 운동처방사 안씨, 선배 선수 2명 등 총 4명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3월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최 선수가 남긴 녹취록, 일지 등과 동료들의 피해 증언이 잇따르자 경주시체육회와 철인3종협회 등도 성추행과 폭행 등 혐의로 안씨를 고발했다. 최 선수가 남긴 지난해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취록에는 안씨가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라며 20여분간 최 선수와 동료 선수들을 폭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조사가 이어졌지만 안씨는 그동안 경주시체육회나 경주시청의 연락을 받지 않고 체육회 인사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잠적해왔다.
안씨는 금품 횡령 등의 혐의도 받는다. 최 선수의 아버지는 ‘심리치료’, ‘몸 상태관리’ 등 명목으로 안씨의 계좌에 1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