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가 전해지자 서울시 공무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10일 오전 서울시청은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1층 로비를 지나다니는 공무원 중 큰 소리를 내거나 웃는 사람은 없었다. 시청 앞에 가득 늘어선 취재진의 차량을 바라보며 한숨짓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한 공무원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어제 저녁 내내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시신 발견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밤새 잠도 거의 못 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시에서 별다른 지시는 없었지만 상(喪) 중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차분한 색의 옷을 입고 나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서울시는 서정협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서 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가슴에는 '謹弔'(근조)라고 적힌 띠를 달았다. 그는 “서울시정은 안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에 따라 중단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한다”며 “부시장단과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가 돼 시정 업무를 차질 없이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혼란에 빠진 내부 조직 추스르기와 시정 안정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서 대행은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갑작스러운 소식으로 몹시 당황스럽겠지만 서울시 시정 추진에 있어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고만 있기에는 대내외적으로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엄중하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지역경제 침체 극복을 위해 혼연일체가 돼 각자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는 “해외 주요 도시에 비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현저히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집단감염 위험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며 “한순간의 방역 공백으로 2차 유행이 번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주고 해외입국 자가격리자 검사·관리 등에도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연직·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