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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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집 교수 “박원순 성추행 의혹, 죽음으로써 모든 것 답해”

이틀째 이어진 각계 인사의 朴 조문 행렬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 놓여있는 영정사진. 서울시 제공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11일 이틀째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시청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도 조문을 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평소 박 시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한국 정치학계의 원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날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너무 놀랐다”며 “앞으로 할 일도 많은데, 꼭 이러시지 않아도 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는 “죽음으로써 모든 것을 답했다고 본다”며 “그래서 조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명예교수는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모친상에도 조문을 갔는데, 이때 안 전 지사가 눈물을 흘려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이날 빈소를 찾았다. 염 추기경은 “박 시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참 안타깝다”며 “유족에게 위로하고 고인을 위해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날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남인순 의원, 박남춘 인천시장,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도 조문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이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대사 등 주한 외교 사절들도 이날 오전부터 빈소를 찾았다. 전날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등 외교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재 빈소에는 박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상주 역할을 하면서 유족과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 체류하던 박 시장의 아들 주신씨는 이날 오후 귀국했다.

 

장례식장에선 박 시장의 지인이나 가족들의 조문만 허용되며, 취재진이나 일반 시민의 조문은 금지됐다. 대신 서울시청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이날 오전 11시부터 공식 조문이 시작됐다.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거리를 두고 줄을 서서 발열 검사와 손 소독을 마친 뒤 분향소에 입장했다. 조문객들은 한 번에 6∼7명씩 약 30초간 묵념을 한 뒤 입장한 반대편으로 퇴장하며 방명록을 작성했다. 일부 조문객은 분향소를 나서면서 눈물을 훔쳤고, 끝내 얼굴을 감싸고 오열하는 이도 있었다. 시민들은 박 시장을 애도하고 생전 업적을 기리면서도,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시민들이 11일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에서 조문을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박 시장의 장례는 정부의전편람에 따른 기관장인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13일이다.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지는 데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만 박 시장 장례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예정대로 장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를 설명한 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싼 일방적인 주장과 의혹 제기를 자제해 달라”고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9일 오후 박 시장의 딸의 실종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은 전날 0시1분 서울 북악산 모처에서 숨진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박 시장의 시신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난 8일 비서로 근무했던 한 여성으로부터 성추행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를 당했다. 박 시장의 사망으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고인은 “모든 분께 죄송하다”는 등 내용이 담긴 유언장을 남겼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