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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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공적과 논란 뒤로 하고 13일 영면에 들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과 유골함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친 뒤 박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이동하기 위해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권변호사·시민운동가·3선 서울시장으로서 공적과 영광, 논란을 뒤로 하고 13일 영면에 들었다.

 

박 시장 영결식은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5일째인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유족과 서울시, 더불어민주당,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엄수됐다.

 

오전 8시30분부터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모영상 상영, 장례위원장 조사(弔詞), 시민단체 추도사, 유가족 인사 등 1시간20분가량 진행된 영결식은 서울시와 tbs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박 시장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애도와 추모의 시간을 끝낸 뒤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백 명예교수는 조사에서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며 “박원순이라는 타인에 대한 종합적 탐구나 공인으로서의 역사적 행적에 대한 평가는 애도가 끝난 뒤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며 마땅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역시 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박 시장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라며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사람 존중 도시’라는 고인의 꿈을 흔들림 없이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시장 딸 다인씨는 유가족 인사에서 “아버지는 시민의 이름으로, 시민의 힘으로 서울시장이 됐다”며 “서울특별시장 박원순은 더 이상 없다. 그 자리에 시민 여러분이 계신다. 여러분들이 바로 서울시장”이라고 흐느꼈다. 이어 “서울시민이 꿈꾸던 행복한 서울, 안전한 서울, 이제 여러분이 시장으로서 지켜주시기 바란다”며 “다시 시민이 시장입니다”고 인사를 마쳤다.

 

같은 시각 서울광장에 모인 박 시장 지지자 100여명은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영결식 생방송을 시청했다.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 송파구에서 왔다는 이모(77)씨는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천국에 올라가서 마음 편히 잘 지내시고, 지상의 가족들 잘 살펴주기 바란다”고 애도했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엄수된 장례식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일부 지지자는 “시장님, 나쁜 놈들 없는 데로 가세요”, “자기들은 흠결이 훨씬 많으면서”라고 외치기도 했다. “나도 지지자이지만 (박 시장이) 성추행한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한 남성은 주변 항의에 쫓겨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박 시장 시신은 이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승화원으로 운구돼 고인의 뜻대로 화장돼 고향인 경남 창녕군 선영에 묻혔다. 박 시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유서에서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당부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