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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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성추행 고소인, 두 번째 경찰 조사받아

고소인, 2차 가해 관련 조사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가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이 피해자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가 14일 자신을 향한 그간의 2차 가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A씨가 박 전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지난 8일 받은 진술조사에 이어 두 번째 조사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피해자 A씨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를 대리하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터넷에서 고소장이라고 떠돌아다니는 그 문건은 저희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 문건 안에는 사실상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들어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지방경찰청에 오늘자 해당 문건을 유포한 자를 적극 수사해달라고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하고 바로 다음날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지난 며칠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씨를 특정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나고 특정인을 고소인으로 지목하며 신상정보를 유포하기도 했다. 이에 A씨 측은 “피해자의 신상을 색출하고 ‘(비서진 목록 등을 토대로 고소인이 누구인지) 좁혀 가겠다’, ‘(박 전 시장 죽음에)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2차 피해로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전날까지 박 전 시장 장례를 진행한다며 성추행 의혹 관련 입장 표명은 미뤘던 서울시는 이날 관련 문제를 언급했다. 박 전 시장 장례위원회는 고인을 향한 시민의 애도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호소인이 제기한 문제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공과 과과 여과 없이 있는 그대로 평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 영결식이 진행된 지난 13일 발인 후 A씨 측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례위는 “유족이 온전히 눈물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고인과 관련된 금일 기자회견을 재고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립니다”라는 메시지를 배포했다.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행정1부시장)이 맡았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