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46·사법연수원 30기)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미투 이야기를 접한 후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피소된 분들 중 울산시민도 있을 것"이라며 "사건을 담당하게 될 수도 있겠다 싶어 말을 더욱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부장검사는 전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래 몇몇 분들과 일부 매체에서 저와 서지현 검사를 목놓아 부른 것과 관련해 한마디 덧붙인다"며 이같이 전했다.
임 부장검사의 발언은 박 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전 비서 측이 2차 가해에 대해 고소한 사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전 비서 측은 지난 13일 인터넷상 신상털기와 비난 등 온·오프라인에서 이뤄진 2차 가해와 관련해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임 부장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나 분석은 내리지 않았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 일만으로도 능력이 벅차 검찰 밖 일은 지금까지처럼 깊이 공부해 벗들과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혹여 세상만사에 대한 제 짧은 생각을 기대하는 분들이 있다면 미리 양해를 구한다"고 했다. 또 "일부 언론의 부름에 편하게 답하기 어려운 제 직에 대해 더욱 양해 구한다"고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제 직과 제 말의 무게를 알고, 얼마나 공격받을지는 경험으로 더 잘 알기에 아는 만큼 필요 최소한으로 말하려 한다"며 "검찰 내부 고발자로 8년을 견딘 생존력은 자기검열이다. 앞으로도 아는 만큼만 말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앞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사법연수원 33기) 검사도 박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 검사는 지난 13일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아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적은 뒤 계정을 폐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