돗물에서 깔따구 유충 출현으로 피해를 본 주민에 대한 보상을 둘러싸고 인천시가 오락가락 정책을 펼치고 있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인천시 서구 등에 따르면 지역 주민은 지난 15일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로부터 “구체적 보상계획은 없지만, 생수 구입 시 영수증을 보관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그리나 이튿날 주민센터는 “생수 구입 시 영수증을 보관하면 추후 보상계획이 있을 예정이라고 알려드렸으나 구청에서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혼선을 일으켜 죄송하다”고 정정 문자를 보냈다.
하루 만에 보상 계획을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현재 서구 주민들은 유충이 나온 이달부터 샤워를 할 때도 생수를 이용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여름에 시원한 찬물 샤워를 못하니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하다.
애초 인천시에서 교부금을 받아 주민의 생수 구매비용을 사후 보상해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안내했으나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정정한 것이라는게 서구 관계자의 해명이다.
서구 측은 대신 직접 생수를 주민들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 1일 인천 계양구를 필두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지역은 강화군과 부평구, 남동구, 경기도 시흥시와 화성시, 인천 동구, 중구, 미추홀구, 연수구, 검단 등으로 확대됐다.
이날 환경부는 인천에서 문제가 된 공촌정수장과 동일한 공정(입상활성탄지)을 운영하고 있는 전국 44개 정수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활성탄지는 일종의 산업용 숯이다.
인천시와 한강유역환경청은 이날부터 상수도와 유충 분야 민·관·학 전문가 등 모두 14명으로 꾸려진 원인 조사반을 운영하고 18일부터는 현장조사에 들어간다.
원인 조사반은 상황종료 시까지 활동하며 유충 발생원인과 정수시설의 안정성 확보 방안, 재발방지 대책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