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이 6개월째 매일 하는 말이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국내 첫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방대본 회의를 주재했다. 외부에 있다면 전화로라도 참석했다.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한 지 19일로 6개월을 맞았다. 2∼3월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30∼60명대로 낮아졌다.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국민 생활의 많은 것이 달라졌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막기 위한 방대본의 24시간이다. 밤낮으로 코로나19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며 불을 밝히고 있다.
19일 방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은 긴급상황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6개단, 22개팀(반) 팀장과 일부 팀원이 모여 있다.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정면에 있는 책상과 의자가 정 본부장 자리다. 정면으로 큰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긴급상황실 한쪽 상황관리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2교대로 각 지역에서 올라오는 코로나19 환자 현황을 집계한다. 역학조사팀은 자리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각 지역에서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현장으로 출동한다. 각 지자체가 역학조사를 맡고 있지만 신속대응팀이 나가 기술자문, 집단감염 감염경로 파악 등의 업무를 한다.
회의는 긴급상황실과 이어진 상황판단실에서 진행된다. 화상회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오전 중대본 회의에 이어 오후에는 4시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방대본 회의, 5시30분쯤 방대본 회의가 매일 열린다. 국제협력팀은 밤 시간에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 지역사무처(WHO WPRO) 등과 정보를 교류한다.
방대본을 지휘하는 정 본부장은 긴급상황실 옆 별도 사무실에서 업무를 한다. 건물을 오고 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난 1월19일 이후 주말을 포함해 하루도 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은 날이 없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밤 12시 전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게 관사로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다. 당시 ‘하루 1시간도 못 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할 만큼 밤낮이 없었다. 당시 정 본부장은 “1시간보다는 더 잔다”고 답하며 국민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개인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불편해해 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오후 6시. 많은 직장인이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 방대본 직원들은 저녁을 먹고 다시 책상에 앉는다.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이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올해 광복절(8월 15일)은 토요일로, 이어지는 월요일인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 사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진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