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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서울 전셋값… 2주 만에 1억 6000만원 오른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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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통과 앞두고 씨말라… 불안감에 ‘패닉 바잉’ → 집값 부채질

서울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전용 114.3㎡가 지난 14일 전세 보증금 9억원(5층)에 계약됐다. 지난 3일 같은 층이 7억4000만원에 계약된 것보다 1억6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정부와 여당이 이번 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이 시행되면 임대료 상승폭이 제한되기에 임대인이 미리 전세금을 대폭 높인 것이다.

서울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84.9㎡는 16일 6억5000만원(1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역대 최고가를 갈아 치웠다. 6개월 만의 1억원 상승이다.

국민 신뢰를 잃은 현 정부 부동산대책의 부작용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섣부른 정책 강공 드라이브가 주택매매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전세 시장까지 들쑤신 모양새다. 지난해 누적 상승률이 마이너스였던 서울의 전셋값이 올해 들어 5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전세가격 상승이 다시 매매가격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특히 임대차 3법은 ‘전세의 종말’과 월세로의 시장 재편을 가속할 조짐이다. 서울 용산구의 소형 아파트에서 전세살이하는 직장인 A씨가 그런 경우다. 최근 베란다 수리를 위해 연락했던 A씨에게 집주인은 슬쩍 반전세 이야기를 꺼냈다. 아직 반년 이상 임대기간이 남아 있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고 서둘러 전화를 끊은 A씨는 이후 밤잠을 설치고 있다. 그는 “지금 전세는 워낙 물건이 귀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전세 계약을 하든가 새집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19일 말했다.

정부가 임대차 3법을 기존계약까지 소급적용한다고 하면서 이를 피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당장 전세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할 수 없는 경우라면 일단 세입자를 내보내 놓고 법 통과 뒤에 새 세입자를 받으려 집을 비워두려는 집주인이 있다”고 전했다.

대책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매매 시장 참여자의 맷집도 세지고 있다. 6·17대책 이후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반에서 가격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게 이런 이유다. 2017년 문재인정부 첫 대책인 6·17대책부터 2020년 현재까지 대출과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요자의 규제 내성이 커진 탓이다.

이날 부동산114에 따르면 6·17대책 이후 현재까지 △강북(1.35%) △송파(1.29%) △구로(1.20%) △도봉(1.18%) △강동(1.14%) △노원(1.13%) △관악(1.08%) △성북(1.03%) 순으로 아파트 오름폭이 크게 나타났다. 수도권은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 유동성이 다시 기반시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광명, 의왕 일대로 유입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본격적인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시장이 일시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지만, 주택 시장을 하락으로 이끌기에는 내 집 마련 수요층의 조급증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