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 열흘이나 지나서야 고개를 숙인 것이다.
경찰은 이번주 중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정 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들이 유사 사례를 걱정하지 않도록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미래 지향적으로 대비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유감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인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번주 임순영 특보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고소 사실 유출 의혹 등과 관련해 임 특보의 진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근 출석 일정을 조율해왔다. 임 특보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기 1시간 30분 전인 지난 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을 찾아가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시냐’고 물어본 당사자다. 경찰은 앞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서울시의 자체적인 합동조사단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서울시 직원 성희롱·성추행 진상규명 합동조사단’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세 번째 공문을 발송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실규명에 대한 시민 요구에 응답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피해자 측은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사건에는 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언론에 “제3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한 진정 사건의 조사에는 응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관련 단체와 추가 협의를 하고 필요할 경우 피해자가 직접 주체가 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박 전 시장 인권 침해 행위와 서울시청 공무원들을 조사해달라며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을 이날 취하했다.
송민섭·이강진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