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을 약속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초당적 외교를 야당에 제안했지만, 미래통합당에선 거친 야유로 응답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7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김태년 원내대표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부동산 대책, 일하는 국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초당적 외교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구했지만, 야당은 거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통합당 의원들은 여전히 '민주주의 갑질, 민주주의 붕괴 규탄'이라 적힌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본회의장에 입장해 김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청취했다.
민주당 의원들만 연설 중간중간 박수를 보낼 뿐, 21대 국회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여야 협치의 실마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통합당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가 "주택을 볼모로 한 불로소득을 더이상 방치해서 안된다"고 하자 눈에 띄게 웅성이며 불만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 외 다주택은 매매, 취득, 보유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초과이익은 환수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한 대목에서는 통합당 의원들이 "뭔데"라며 비아냥 섞인 야유를 보냈다.
한반도 평화 노력을 언급하며 "금강산 관광은 북미간 협상이 진전되기 전이라도 시작할 수 있다"고 하자 통합당 의원석에서는 "쓸데없는 소리 하네"라는 항의가 나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여야가 함께 국회 대표단을 꾸려 미국 워싱턴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자는 제안에는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 안한다"고 통합당 의원들이 대놓고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도 "시끄럽다"고 맞받는 등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여야 갈등이 심했던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심사권 폐지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 중간 통합당 의원들이 "법사위, 제대로 해라"고 항의했다.
정의당 의원들도 연설 청취 도중에는 박수를 거의 치지 않다가, 연설이 끝난 뒤에만 형식적으로 박수를 보내는 등 20대 국회와는 달리 여당에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가 통째로 세종시로 내려가야 한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도 모두 이전해야 한다"고 행정수도 이전 논의를 띄웠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했을 때 서울·수도권 과밀과 부동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한다"며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일자리와 주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지방 소멸은 대한민국 전체의 성장과 발전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근 급격히 악화한 부동산 민심을 염두에 둔 듯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주거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서울·수도권에서는 수십 년 동안 돈을 모아도 집을 살 수가 없고, 집을 가진 분들도 대도시에서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을 보고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주택시장이 기획과 투기, 요행으로 가득 차서는 안된다"며 "주택을 볼모로 한 불로소득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 배경으로 꼽히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소속 광역단체장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피해자들께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피해자 보호와 진상규명,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성희롱·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에 더욱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