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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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성추행 의혹 어떻게 알았나… 경찰, 임순영 젠더특보 소환 조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그 의혹을 가장 먼저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임순영 젠더특보를 20일 소환해 조사했다. 

 

경찰은 임 특보를 상대로 의혹 인지 과정, 박 전 시장 전달 시점·방법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경찰은 취재 경쟁 등을 고려해 임 특보를 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만나 조사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소환은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이뤄졌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하기 전 통화한 인물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날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 규명을 위해 (서울시 관계자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필요한 경우 전화 통화를 통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지난 8∼9일 통화목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차례로 조사하고 있으며, 출석 조사와 전화 조사를 포함한 전체 참고인은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과 관련해 유족과 마지막 조사 입회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도 파악됐다. 수사팀은 유족의 입회 아래 현재 증거봉투에 봉인된 아이폰XS를 꺼낸 후 잠금 해제에 나설 예정이다. 

 

임순영 젠더 특별 보좌관. 서울시 제공

박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총괄하는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수사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임용환 서울경찰청 차장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고, 향후 수사 방향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선 박 전 시장 관련 사건이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사이버안전과 등에 산재돼 있는 상황에서 원활한 인력 운영 및 정보 공유를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됐다. 

 

경찰과 달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합동조사단은 구성도 못 하고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박 전 시장의 성희롱·성추행 의혹 사건을 다루기 위해 여성권익 전문가 3명과 법률 전문가 3명, 인권 전문가 3명으로 이뤄진 합동조사단을 출범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성권익 전문가는 피해자 지원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에서, 법률 전문가는 한국여성변호사협회(여변) 등에서, 인권 전문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추천받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여변과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사실상 추천을 거부하면서 조사단 출범에 난항을 겪게 됐다. 서울시는 22일까지 조사위원 추천을 요청한 뒤 조사단 출범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 측은 이번 주 중 추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 사건과 관련해) 이번 주 중에 빨리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진·김유나·박지원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