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폭행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한명인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고 최숙현 선수 청문회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날 오후 3시쯤 대구지법 채정선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그는 40분여분간 심사를 받고 나와 ‘선수들에게 하실 말씀 있으십니까’, ‘내일 청문회에 참석할 것이냐?’ 등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김 감독은 최 선수와 동료 선수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행 혐의를 받는다. 경주시의 예산으로 진행한 해외 전지훈련에서 선수들과 부모들에게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250만원 가량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증언에도 “그런 적이 없다”며 자신의 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따른 증인 출석요구서도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청문회 출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김 감독, 장모(여)선수, 일명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구속)씨 등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이 정당한 이유 없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상에서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원은 오후 늦게 김 감독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대구지법 강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운동처방사 안씨에 대해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