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세법개정안을 통해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 방안은 지난달 공개된 초안보다 크게 수정됐다.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기본공제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끌어올렸고 시행시기를 1년 늦췄다. 증권거래세는 부분 인하 시기를 1년 앞당겼다. 증권거래세 폐지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가 금융투자소득에 대한 기본공제를 확대하고, 증권거래세 인하 시기를 애초 발표한 2022년보다 1년 앞당긴 2021년으로 정한 것은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세수 감소를 다소 감수하더라도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를 응원하고 투자 의욕을 살리는 방안이 돼야 한다”는 주식시장 활성화 주문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증권이나 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득을 합산해 20% 세율(3억원 초과분은 25%)로 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초안에서는 금융투자로 1억원의 이익을 남기면 그중 2000만원을 공제하고 8000만원에 20% 세율을 매기는 것이었는데, 이날 발표에서는 기본공제를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1억원의 이익을 남기면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5000만원에만 과세를 한다.
과세 대상 주식투자자가 상위 5%(30만명)에서 2.5%(15만명) 수준으로 줄 것이라는 게 정부 추산이다. 펀드 역차별 논란도 수용해 5000만원 기본공제 시 공모주식형 펀드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에서 손실과 이익을 합산해 순이익 부분만 과세하는 손익통산을 도입하는데, 이월공제 기간을 애초 발표한 3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올해 이익이 났더라도 직전 5개년 동안 손실이 났다면 그만큼을 빼고 과세한다.
금융투자소득 과세 도입 시기 역시 2023년으로 애초 계획보다 1년 미뤘다. 채권·파생상품 과세, 펀드 내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 전환도 2023년부터 시행된다. 증권거래세 1차 인하(0.02%포인트) 시기를 2021년으로 앞당기고, 2차 인하(0.08%포인트) 시기는 2023년으로 정했다. 두 차례에 걸친 인하가 완료되면 거래세율은 0.15%로 낮아진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주식투자자들이 총 3조4000억원 정도의 거래세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세종=박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