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피해자가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으니 이는 미투운동이 아니고 단순한 고소사건이라고 규정짓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22일 황 씨는 페이스북에 “박원순 성추행 사건은 미투가 아니다. 고소사건이다. 고소인의 얼굴과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으로 유무죄를 따져야 하는데 공소권이 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황 씨는 미투 운동에 대해 “미투는 피해자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며 피해를 구체적으로 증언하는 운동이다”며 “증거가 없어도 증언만으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은 수치스럽고 황당한 피해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대중 앞에서 말할 때는 적어도 거짓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황 씨는 “성범죄 고소는 고소인의 얼굴과 이름을 노출하지 않는다. 고소인의 신분 보호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다”며 “그러니 고소인의 증언은 미투의 증언과는 그 무게와 가치가 다르다. 고소는 재판으로 이어지니 증거가 피해 유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황 씨는 “고소인 측은 박 전 시장의 발인 날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를 제출했다”며 “텔레그램 비밀대화 시도 핸드폰 화면이 증거의 전부였다”며 이 정도 증거만으로 성추행을 확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황 씨는 피해자 측 2차 기자회견에서 증거를 내놓지 않겠다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더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 나올 것 같지가 않아서이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황 씨가 ‘친문’지지자라서 박 시장의 편을 든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박원순 지지자도 아닌데 웬 친문 타령인가”라고 반문하며 “박원순 성추행 사건의 진실을 밝히자는 것은 정치적 견해와 무관한 일이니 편 가르기를 하지 말라”고 기자들에게 부탁했다.
앞서 피해자 측은 이날 오전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증거 추가 공개 요구에 대해 “피해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추가 확보되는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며 “피해자가 구체적 증거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격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