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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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돌고래 폐사…수족관 사육 논란 재점화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 폐사… 추정 나이 18살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가 또 폐사하면서 수족관 돌고래 사육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하고 있다.

 

23일 울산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24분쯤 수컷 큰돌고래 ‘고아롱’이 폐사했다. 고아롱은 2009년 10월 고래생태체험관 개관 때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로 추정 나이는 18살이다.

 

지난 19일 수의사 정기 진료 때는 특이사항이 없었으나 다음날 오후부터 고아롱이 체온이 상승해 수의사 처방을 받아 약을 투여받았다고 공단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먹이를 먹으려는 의욕이 떨어지면서 지난 21일 추가로 수의사 진료를 받았다. 지난 달 시행한 혈액 검사 결과에서도 특이사항이 없었다고 공단은 전했다.

 

공단은 정확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고래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2009년 개관한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현재까지 모두 8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다. 2010년, 2012년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 두 마리가 잇따라 전염병 등으로 폐사했고, 2014년에는 장꽃분이 낳은 새끼 돌고래가 3일만에 죽었다. 장꽃분은 2015년 6월 다시 출산했으나 이번에도 새끼가 5일만에 죽었다. 같은해 8월엔 수컷 돌고래 고다롱(폐사당시 추정나이 11)이 다른 수컷 돌고래와 몸싸움으로 다쳤고 패혈증으로 폐사했다. 

 

2017년 2월에는 일본에서 추가로 수입한 암컷 2마리 중 1마리가 반입 4일만에 세균성 기관지폐렴으로, 2019년 10월에는 장두리가 낳은 새끼 돌고래가 24일만에 죽었다.

 

현재 고래생태체험관에는 고아롱과 함께 들여온 암컷 장꽃분(추정 나이 21살), 장꽃분이 수족관에서 낳은 수컷 고장수(3살), 2012년 들여온 암컷 장두리(11살), 2017년 들여온 암컷 장도담(7살) 5마리가 남아 있다. 돌고래가 사육되는 체험관 내 수족관은 길이 11m, 높이 2.6m, 너비 3.7m 터널식으로 바닷물 1200t이 채워져 있다. 체험관 옆에는 수심 5m, 바닷물 1500t이 채워진 보조풀장이 있다.

 

동물보호단체는 고래생태체험관 폐쇄와 생존 돌고래 방류를 다시 주장하고 있다. 핫핑크돌핀스는 성명을 통해 “보통 야생 큰돌고래 평균 수명이 40년임에 비춰보면 고아롱은 절반도 제대로 살지 못하고 죽은 것”이라며 “고래생태체험관에서 1∼2년마다 한 번씩 돌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다. 현재 생존 중인 돌고래들 역시 열악한 감금시설 환경으로 인해 몇 년 이내 폐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간 핫핑크돌핀스 등 시민단체들이 수족관 돌고래 번식 금지와 사육중단, 바다쉼터 마련 등을 통한 야생방류 의견을 남구에 전했지만, 이를 매번 외면하고 남은 돌고래를 잘 키우겠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더 늦기 전에 남구는 시민단체와 협력해 살아있는 생존 돌고래의 방류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