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종영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과거 무한상사 콘셉트로 코너를 꾸밀 때마다 시청자들의 눈길은 자율복장으로 등장한 멤버들에게 쏠리곤 했다.
배경이 회사임에도 슈트에 반바지, 튀는 색상의 셔츠에 염색한 머리 등 통상 직장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범주의 모습이 가끔 눈에 띄어서인데, 일부 시청자들은 멤버들의 그러한 모습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일부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 남직원들의 반바지 등 자율복장 출근을 허용하는 쪽으로 변해갔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자율복장’을 원하고 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200명을 대상으로 반바지나 샌들 등을 허용하는 자율복장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자율복장 찬성은 사원급(80%)과 대리급(79.8%) 등 대체로 직급이 낮을수록 비율이 높았다. 과장급과 부장급에서는 이보다 조금 적은 68.3%, 64.3%가 자율복장을 찬성했다.
자율복장에 찬성한 가장 큰 이유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조성될 것 같아서(53.5%·복수응답)’였다.
이 외에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 같아서(48.3%)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이어서(45.3%) ▲냉방비를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30.3%) ▲열사병 예방 등 건강을 지킬 수 있어서(20.4%) 등의 순이었다.
직장 형태별로는 중소기업(38.5%), 중견기업(27.8%), 대기업(22.7%) 순이었다.
하지만 자율복장 찬성 비율이 높아도 실제 그러한 복장이 가능하다는 직장인은 10명 중 3~4명(34.5%)에 불과했다.
나머지 65.5%는 회사에서 자율복장이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사람인이 같은 설문조사를 했을 때 ‘회사에 복장 제한 규정이 있다’던 답변 비율(79.6%)과 비교하면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아울러 현재 회사에서 자율 복장 여부는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성별로는 여성 직장인의 56.4%가 자율복장이 가능하다고 했으며, 이는 남성(16.3%)보다 3배가량 더 많았다.
이러한 사정을 반영하듯 과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성도 여성처럼 시원한 복장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글이 올라왔지만, 많은 동의는 얻지 못했다.
한편, 복장 자율화에 반대하는 응답자(283명)가 가장 많이 꼽은 이유는 ‘상호간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52.3%·복수응답)’였다.
그 외에는 ▲부적절한 복장 착용자가 생길 수 있어서(37.1%) ▲복장에 격식이 필요한 직무·직종에 있어서(27.9%) 등이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