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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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방산 최대 수출프로젝트 시동 건다…미래형 장갑차 ‘레드백’ 세계시장 문 두들겨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레드백 시제 장갑차

대한민국 최대 방산 수출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4일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획득사업을 겨냥한 미래형 장갑차 ‘레드백’(Redback) 시제품 2대를 출고, 호주 시장 진출의 첫 발을 뗐다고 26일 밝혔다.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도입사업은 보병전투장갑차와 계열차량 8종을 포함한 총 400대의 장갑차를 구매하는 지상장비분야 최대 규모 사업이다. 8~12조원대 사업비 중 장갑차 장비 획득에만 약 5조원이 편성돼 있다.

 

이전까지 국내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단일계약건)는 대우조선이 2011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로부터 1400t급 잠수함 3척을 수주한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수주 금액은 약 11억 달러(한화 1조3000억원)였다.

 

레드백 장갑차는 지난해 9월 최종 2개 후보 장비 중 하나로 선정됐고, 이어 호주 방위사업청과 450억 원 규모의 RMA 계약을 체결했다. RMA 계약은 최종 우선협상자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현지에서 각종 성능 시험평가 등을 통해 후보 장비들에 대한 요구사항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레드백의 명칭은 호주 지역에 서식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가진 거미라고 알려진 ‘레드백 스파이더’(redback spider)에서 따왔다.

 

레드백은 한국군에서 이미 검증된 주력 장갑차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개발 기술과 K-9 자주포의 파워팩 솔루션을 더해 방호력과 기동성을 대폭 강화한 미래형 궤도장갑차이다.

한화디펜스 창원2사업장에서 지난 24일 호주 장갑차 사업에 뛰어든 레드백(Redback) 장갑차 출정식이 개최됐다. 출정식에는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이사를 비롯해 레드백 개발에 참여하고 지원한 직원들이 참석해 시제 차량 출고를 축하하는 한편, 호주 현지로 떠나는 시험평가 지원팀의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기원했다. 한화디펜스 제공 

특히 반능동식 유기압식 현수장치(ISU)를 도입해 차체 중량을 줄이면서도 특수 방호설계로 지뢰와 총탄 공격에 견딜 수 있는 방호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차량 내부에서 ‘아이언 비전’(Iron Vision·전차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영상을 전송받아 승무원 눈앞의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출력해 주는 것) 고글을 쓴 채 360도 전 방향을 감시하고, 탑재된 무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여기에 기존의 장갑차 형태에서 벗어난 심플하면서 유연한 디자인이 결합됐다. 다만 포탑은 이스라엘 Elbit사가 개발한 30㎜ 포탑을 일부 개조해 탑재한다.

 

이러한 기술력과 검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레드백 장갑차는 호주 장갑차 도입사업 1차 관문에서 맞닥뜨린 미국과 영국의 글로벌 방산기업을 물리치고, 지난해 9월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Rheinmetall Defence)의 ‘링스’(Lynx) 장갑차와 최종 2개 후보로 압축됐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방산 선진국에 국산무기 수출 도전은 처음이다. 성사될 경우 이전 K-9자주포가 동유럽에 수출된 전례를 뛰어 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승리한 업체는 수조원 규모의 사업 획득은 물론이고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노후 장갑차 대체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내년 초 시작되는 50조원 규모의 미 육군의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 사업의 유력경쟁 후보로 부상할 수도 있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레드백 시제 장갑차

레드백 장갑차 시제품 2대는 28일 평택항에서 선적돼 8월 말 호주 멜버른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지 시험평가는 오는 11월부터 약 10개월 간 호주 육군 주관으로 진행되며, 이 기간 차량 성능과 방호능력 테스트, 운용자 교육·평가 등이 진행된다.  

 

한화디펜스 이성수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방산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세대 장갑차 개발을 완료해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 이라며 “시험평가에서 래드백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반드시 최종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