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24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중단을 권고하면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검언유착 의혹’은 기자 ‘개인의 일탈’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이동재(구속) 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하거나 강요했는지는 수사와 기소를 통해서 판단 받아야 하지만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나눈 대화는 유착의 증거로 보기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이 사건을 놓고 법무부와 검찰, 여권과 야권, 언론간 갈등이 심각했던 만큼 의혹 제기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무부와 검찰은 ‘윤석열 총장의 거취문제’가 언급될 정도로 대립했다.
3월31일 검사와 기자가 유착했다는 방송보도가 나간 이후 대검 인권부는 윤 총장 지시로 의혹 진상조사에 나섰고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해 강제수사를 이어나갔다. 윤 총장이 균형있게 조사하라고 밝히며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서울중앙지검이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며 맞섰다.
이에 추 장관은 지난 1일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두 기관의 충돌로 국민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점 사과드린다”면서도 윤 총장을 향해 “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결국 추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며 윤 총장에게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지휘를 내렸다. 당시 검찰총장에게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것은 불명예 스럽다는 평가와 함께 윤 총장의 거취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여권 인사들도 윤 총장을 비판해 왔다. 심의위 결정에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한 방송에서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 “윤 총장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유 이사장은 “한 검사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이고 오랜 동지”라며 “(윤 총장이) 인지정도를 넘어 더 깊이 개입돼 있지 않나 의심도 한다”고 주장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총장이 수사자문단을 구성하고 검사장회의를 소집해 특임검사를 주장하며 꼼수를 부려왔다”며 “임명을 받은 정무직 공무원이 개인적인 욕심으로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은 분명히 해야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수사심의위가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지를 권고하면서 추 장관과 여권 인사들의 비난은 무색해진 상황이다.
다만 심의위의 결정은 강제성이 없는만큼, 수사팀이 수사를 계속 강행할 가능성은 있다. 이 경우 수사팀은 한 검사장 등에 대한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한 검사장은 물론 이 전 기자 조차 무죄를 받는다면 수사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심의위 결정에 수사팀은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으로부터 압수한 휴대폰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하고 피의자 1회 조사도 완료하지 못한 상황 등을 감안하여 수사계속 의견을 개진하였음에도 오늘 심의위가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 측은 “향후 수사 및 재판에서 강요미수죄 성립 여부를 잘 가리겠다”며 “검찰 고위직과 공모하였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