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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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날씨 서늘할 것” vs “무더위”…日 일부 시민들 농가의 말 더 신뢰

한국 기상청도 더위 예보
global warming high temperature city heat wave in summer season concept.

 

장마 등의 영향으로 서늘한 여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도호쿠지방’ 일대 농가에서 오는 ‘8월도 시원한 여름이 될 것’으로 전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상청은 ‘장마가 물러가면 본격적인 더위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을 내며 무더위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이같은 전망에도 일부 시민들은 농가의 말에 더 신뢰가 간다는 반응이다.

 

앞서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길게 이어진 장마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서늘한 기온을 보이는 등 예보와는 다른 날씨가 이어지자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나온 말이 더 믿음직스럽다는 생각이다.

 

‘도호쿠지방’은 일본 혼슈 동북부에 있는 아오모리현, 이와테현, 미야기현, 아키타현, 야마가타현, 후쿠시마현의 6현을 말한다.

 

◆8월 날씨도 서늘하다?

 

지난 24일 J캐스트 등에 따르면 일본 도후쿠지방 농가(이하 농가)는 올여름 냉해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지역에서 수십여 년간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온 이들 농가는 “7월에도 ‘산을 넘어 내리 부는 건조한 바람’이 계속되고 태풍이 10개 이상 발생하지 않으면 그해 여름 기온이 낮아 반드시 냉해를 입는다”고 우려했다. 즉 평년 여름보다 기온이 낮다는 얘기다.

 

실제 일본 기상청 등에 따르면 도쿄에서 무려 19일 연속 비가 내렸고 규슈 등에서는 폭우 비 피해가 잇따르는 등 예보되지 않은 긴 장마가 이어져 이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날씨도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했다.

 

또 지난 5월과 6월 각각 한차례 태풍이 발생했을 뿐 27일 현재까지 태풍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상태로 7월이 끝나면 1951년 관측 시작 이후 최초로 ’태풍 없는 7월‘로 기록된다고 일본 기상청은 밝혔다.

 

앞서 나타난 날씨에 더해 농작물 피해를 우려한 지역 농가의 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해진 뒤 27일 오전까지 10만 건 넘는 ‘좋아요’ 등의 반응을 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무더위”

 

반면 일본 기상청은 “오는 8월은 맑은 날이 이어지고 서일본(오키나와 등)은 남쪽에서 유입되는 습한 공기의 영향 등으로 평년보다 더운 날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지난 22일 일본 기상청은 8~10월 3개월의 날씨를 예보하며 이같이 발표했다.

 

기상청은 농가의 전망처럼 시원한 여름이 될 가능성에 대해 “장마 및 일조량 부족이 이어져 7월까지 ‘그러한 영향(서늘한 날씨)’이 없는 건 아니다”라며 “그러나 8월이 되면 기온이 오르고 맑은 날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냉해가 아닌 더운 측면의 범주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평년보다 낮은 기온은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중부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 기상청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를 그 이유로 짚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말부터 우리나라 주변의 대기 상·하층에 찬 공기가 정체해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상하지 못하고 일본 남쪽에 머물렀다.

 

또 장마철에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 잦아 낮 동안 기온이 오르지 못했다.

 

기상청은 다른 이유로 전 지구 기압계에 기인한 원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7월 들어 북극에 고온 현상이 발생해 중위도 기압계의 변동이 커졌고 우랄산맥 등 다른 지역의 기압대가 우리나라 주변에 찬 공기가 위치하기 좋은 조건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8월 상순부터 차차 기온이 상승해 8~9월에는 대체로 평년보다 0.5~1.5도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면서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