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투톱’ 체제가 견고해졌다. 특히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 기사회생한 지지율이 이 지사는 20%대까지 뛰어오르면서 이 의원을 위협하고 있다.
SBS가 27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2022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서 다음 인물들이 나선다면 누구를 찍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 의원 28.4%, 이 지사 21.2%, 윤석열 검찰총장 10.3%로 나타났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 6.8%,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6.1%, 무소속 홍준표 의원 4.8%, 정의당 심상정 대표 3.2%,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 2.6% 순이었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과 강원·제주에서는 이 의원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고,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이 의원과 이 지사가, 대구·경북에서는 윤 총장까지 오차 범위 안에서 비슷한 지지율을 보였다.
이 의원과 이 지사가 함께 공동 선두군을 형성한 건 여권으로서는 호재다. 야권에서 아직 뚜렷한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여권에서 유력 주자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 일각에서도 너무 독보적인 주자가 홀로 수위를 유지하다가 고꾸라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사례를 언급하면서 걱정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한 의원은 “이 의원과 이 지사 그리고 김경수 경남지사 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3인 구도가 형성돼 선의의 경쟁이 되면 좋겠다”며 “그러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쟁하던 때처럼 경선은 치열하지만 본선은 다소 쉽게 가는 구도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다음달 29일 당대표 경선에서 당선되면 컨벤션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선일 전에 이 지사에게 여론조사상으로 1등을 빼앗기면 선거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지사가 역전을 한 번 하더라도 대세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대표가 된 뒤에 리더십이 흔들릴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는 7월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