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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연일 뜨거운 화두…전세 품귀 현상 빚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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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들, 법 시행 전 전세보증금 미리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셋값 급등 조짐 / 임차인 내보내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 늘어나 / 법 시행 후 계약갱신청구권 이용해 현 전셋집에 눌러앉으려는 세입자 늘면서 전세 물건 더 줄어들 듯 / 전문가들 "세입자 보호 등 부작용 최소화 위한 고민 필요해"
26일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다. 연합뉴스

'임대차 3법'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법 시행 전에 전세보증금을 미리 올려 받거나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면서 전셋값이 크게 뛰고 있다.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법 시행 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지금 전셋집에 눌러앉으려는 세입자가 늘면서 전세 물건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정보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21일 보증금 7억9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5월 16일 보증금 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1억9천만원이 뛴 것이다.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114.3㎡는 14일 보증금 9억원에 전세 계약서를 써 불과 2주일 전인 3일 7억4천만원에 거래된 이후 1억6천만원이 올랐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84.9㎡의 경우도 21일 보증금 8억9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돼 7일 8억원에 거래된 지 2주일 만에 9천만원이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의 전셋값은 10억원 안팎으로 치솟은 상태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하며 1년 넘게 단 한주도 쉬지 않고 올랐다.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집주인들의 보증금 올리기는 서울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 전세 매물을 내놨던 한 집주인은 최근 보증금을 기존보다 5천만원 올렸다.

 

임대차 3법 추진과 함께 정부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세를 빼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도 늘어나 전세 물건은 더 귀해지고 있다.

 

정부가 6·17, 7·10대책을 통해 보유세 인상에 나서면서 세금 인상분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지는 것도 전세 품귀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소급 적용될 것으로 알려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으려는 세입자들의 움직임도 벌써 전세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4.6으로 2016년 4월(174.7)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0∼200 사이 수치로 표현된다. 100을 넘어 높을수록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2018년 12월부터 작년 2월까지 3개월간 100 미만을 기록한 뒤 작년 4월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 공급 부족에 따른 전세난 심화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초기 임대차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세입자 보호 등 부작용 최소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8일 정부가 추진하는 세입자 보호대책에 대해 "세입자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찔끔 대책'으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렇게 밝히고 "정부가 정말 주거 안정을 목표로 한다면 집 없는 42% 서민의 삶을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제시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당정의 이른바 '2+2'(2년 계약이 끝나면 한 번 2년간 계약을 연장), 임대료 상한 5% 안에 대해 "이 정도는 사실상 지금까지 관행을 제도화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주택 세입자 국민이 42%에 달하는 현실에서 4년마다 주거 불안을 반복하라는 얘기와 다름없다"며 "초중고 학제가 6·3·3이다. 자녀가 학교를 안정적으로 다니고 졸업하도록 최소한 9년은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를 넘어 마이너스를 오가는 상황에 5%까지 임대료 상승을 허용하는 것은 임대사업자의 폭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심 대표는 "정부는 임대차3법의 도입 취지를 '임대인과 임차인의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고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도모한다'고 했지만 이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임대차3법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과 권리 보장을 위해 필요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