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위층에서 나는 소음을 해결하기위해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위층 주소를 알려주고 방문을 유도해 초인종을 누르게 한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28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채팅앱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허위 주소를 보내 방문을 유도한 혐의(주거침입 미수 간접정범)로 A(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18일부터 지병 수술 후 부모의 아파트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위층에서 초등생들이 뛰놀면서 밤마다 층간 소음에 시달렸다. A씨는 위층에 찾아가 층간 소음을 자제해 달라며 항의를 했다. 항의에도 소용이 업자 A씨는 뜻밖의 행동을 했다.
A씨는 익명 채팅방에서 여성을 가장했다. 그리고 남성들을 유인해 아파트 주소와 1층 출입문 비밀번호, 위층의 호수를 알려주고 방문을 유도했다. 층간 소음에 보복하기 위해 만남을 빙자해 남성들을 불러모아 주거침입을 시도하게 유도한 것이다. 이같은 보복계획은 적중했다. 이날 새벽부터 불상의 남성 3명이 위집을 찾아 초인종을 눌러대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른 위집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 했다.
위층의 신고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경찰 수사에 부담을 느낀 A씨는 뒤늦게 자수했다.
층간 소음으로 말미암은 갈등을 이웃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과 폭력으로 해결하려 한 사례는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서는 지난 5월 층간소음을 참지 못하고 이웃에 흉기를 들고 찾아간 40대 남성이 특수협박 혐의로 붙잡혔고, 지난 1월에 남구에서는 1년여간 이어진 층간소음 갈등에 주민들이 주먹질을 주고받고 흉기로 위협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해 6월에는 광주 북구에서 위층 소음에 불만을 품고 술에 취해 불을 지르려 한 40대 주민이 검거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전북 군산시에서 층간소음 갈등에 이웃을 흉기로 찌른 3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2018년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며 경비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은 징역 18년 중형을 대법원에서 확정받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층간소음 신고·상담 건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의 경우 올해 7월 27일 기준 층간소음 관련 112 신고 건수는 638건으로, 지난해 한 해 전체 신고 건수 633건을 이미 넘어섰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2~5월 콜센터와 온라인으로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1만1천65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천건에 비해 1.3배가량 늘었다.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는 이웃 간 중재를 위하여 전화상담, 현장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상담 이후에도 갈등이 지속하면 결국 관할 지자체의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시의 경우 조정위원회에 신청된 층간소음 안건이 2018년, 2019년 각각 단 한 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층간 소음 갈등이 상담·협의 과정에서 해결되거나, 복잡한 절차에 해결을 포기하고 민원인이 참고 넘기면서 종료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층간 소음 상담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분쟁 조정위원회까지 가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며 "조정위원회에 상정되더라도 현장 확인 과정에서 대부분 원만하게 협의가 끝나는 경우가 많아, 절차가 복잡하더라도 상담을 받고 제도적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