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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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가속… 5월 출생아 역대최저

2019년 동기대비 9.3% 줄어
인구 7개월 연속 자연감소
혼인건수 21%↓ 사상최저

인구 자연감소 최장 기록이 7개월로 늘어났다. 사망자는 9개월 만에 줄었지만, 출생아가 5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가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3001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2359명) 줄었다. 1981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5월 기준으로는 최소 기록이며, 2015년 12월부터 이어져 온 연속감소 기록이 54개월로 늘어났다.

 

5월 사망자 수는 2만435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397명) 줄면서, 지난해 8월(-248명) 이후 9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코로나19에 따른 1∼5월 ‘초과 사망’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1352명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구 자연감소 최장 기록은 매달 숫자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연간으로 사상 첫 인구 자연감소가 확실시되고 있다.

 

출산에 영향을 주는 혼인도 크게 줄었다. 5월 혼인 건수는 1만814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3%(4900건)나 줄었다. 5월 기준으로는 1981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다. 혼인의 주 연령층인 30대의 인구감소가 계속되는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미룬 사람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감소는 우리 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요소다. 올해 하반기에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할 계획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기본방향 및 추진과제를 논의했다.

 

서형수 부위원장은 “2020년은 인구감소가 본격화하는 큰 변화의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는 변곡점”이라며 인구충격에 대응해 사회·경제 구조를 새롭게 전환하는 과제가 담길 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청년층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인구감소는 코로나19 못지않게 한국 사회에 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인데 그만큼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청년 일자리들을 보면 인턴십 같은 경우 노동시장 경력을 이어가고 소득에 보탬이 되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겠지만, 결혼과 출산 등 가구를 확대하기에 충분한 수준인지 모르겠다”며 “혼인과 출산 감소는 젊은 세대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데, 이 불안감을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