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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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슈퍼쌍둥이 ‘환상 조합’… 女배구 ‘왕조 재현’ 구슬땀

흥국생명 미디어데이 공개훈련…김, 후배들 격려하며 솔선수범 리더십
이재영 “한 팀서 뛰는 꿈 이뤄 너무 기뻐”… 이다영 “언니의 열정적 모습 본받을 것”
친정팀인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김연경(왼쪽 두 번째)이 29일 팀 훈련장인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연수원 체육관에서 열린 공개훈련에서 이다영(〃 네 번째)을 비롯한 팀 동료들과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흥국생명 배구단 제공

‘V리그 코트로 돌아온 김연경은 어떤 활약을 펼칠까.’ ‘한 코트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재영, 이다영 자매는 얼마만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까.’

인기 급상승 중인 여자프로배구에서 팬들이 오랫동안 가져온 궁금증이 풀리기 직전이다. ‘슈퍼 쌍둥이’ 이재영(24), 이다영(24)이 지난 4월 자유계약(FA)으로 이재영의 소속팀 흥국생명에서 하나로 뭉친 데 이어 지난달 김연경(32)도 친정팀인 흥국생명으로 전격 복귀한 덕분이다. 이 ‘꿈의 조합’이 펼쳐낼 플레이가 일부 선공개됐다. 세 선수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이 29일 팀 훈련장인 경기도 용인 흥국생명연수원 체육관에서 개최한 공개훈련을 통해서다.

국내 여자배구에서 ‘살아 있는 전설’ 반열에 오른 선수와 한창 전성기를 달리는 국가대표 세터가 합류해 현역 V리그 최고 공격수와 함께 선보인 이날 훈련은 자신감이 듬뿍 묻어났다. 이다영이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코트를 활보하면서 토스를 올리면 국가대표 레프트 콤비인 김연경과 이재영이 강타로 반대편 코트에 내리꽂았다.

김연경은 국내 복귀 뒤 자가격리를 마치고 3주 전 팀에 합류해 몸을 만든 뒤 최근에야 후배들과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김연경은 공개훈련 뒤 열린 인터뷰에서 “아직 컨디션이 50%밖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중이다. 팬들이 ‘식빵언니’라는 애칭을 붙여줄 만큼 친근한 성격의 김연경이 후배들에게도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후배들도 격없이 대해주는 선배를 잘 따랐다. 훈련 내내 진지한 모습으로 시종일관 함께했다. 김연경도 “(해외 진출 이전인) 11년 전과 비교해 선수들의 프로의식이 증가했고, 더 열정적으로 임하는 느낌”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배가 솔선수범하고, 후배들이 이를 따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시너지 효과도 나타난다. 특히 같은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이재영은 김연경의 몸짓 하나하나를 보며 흡수하는 중이다. 이재영은 “어릴 때부터 연경 언니와 한 팀으로 뛰는 게 꿈이었는데, 이를 이뤄서 정말 좋다”며 “코트에서의 열정적인 모습은 물론이고,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제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세터와 공격수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다영도 “언니의 열정적인 모습을 본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영, 다영 자매도 프로에서 공격수와 세터로 호흡을 맞춰보기는 처음이다. 물론 이 둘은 호흡 문제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다영은 “(재영이와) 눈만 마주쳐도 생각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한다. 이재영도 “다영이와는 어릴 때부터 손발을 맞춰와서 적응을 위해 따로 신경 쓸 게 없고 든든하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다가올 2020~2021시즌 통합우승이다. 다만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외부의 기대감과는 달리 선수들은 긴장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김연경도 “최우선 목표는 통합우승”이라면서 재차 결의를 다진다. 또 한 가지 걱정은 세 명의 스타선수들에게 몰린 과도한 스포트라이트가 자칫 팀워크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점. 김연경은 “배구는 팀스포츠다. ‘원팀’이 되어야만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데 저와 재영, 다영에게만 관심이 몰리다 보니 부담이 따르고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용인=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