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전북, 시간당 74㎜ ‘물폭탄’에 주택 파손, 산사태 잇달아

강한 장맛비가 내린 30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물로 잠긴 사거리를 차량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새벽부터 잇달아 호우경보가 발효된 전북 군산·전주·진안 등 7개 지역에 시간당 최고 7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사흘째 장맛비가 지속되면서 주택 파손과 산사태, 도로 사면 유실, 농작물 침수 등 17건의 피해가 났다.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서는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돼 일가족 3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으로 긴급히 대피했다. 남원시 주천면 송치리와 진안군 군상리 일대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각각 0.1㏊가량의 피해가 났다.

 

도로 곳곳도 토사 사면이 흘러내리거나 지반이 유실돼 차량 통행이 속속 통제됐다. 완주군 상관면 용암리 국도 17호선과 인근 구이면 안덕리 지방도 714호선, 임실군 신덕면 수천리 지방도 745호선에서 잇따라 도로면이 유실되고 벽면 토사가 무너져 내렸다. 이에 해당 지자체 등은 굴착기를 동원해 응급 복구작업을 벌이는 한동안 차량 운행을 차단했다.

 

작물 피해도 잇따라 전북 동부 진안·무주 일대 인삼밭 등 15㏊와 남서부 고창·부안 일대 벼, 논콩 등 116㏊가 침수됐다. 

 

전주와 익산, 완주 등에 시간당 최고 74㎜의 폭우가 쏟아진 이날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전북경찰청 112상황실에는 신호등 고장과 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등에 관한 신고가 160건이 접수됐다. 군산시 미룡동 일대에서는 이날 오전 6시19분쯤 낙뢰로 정전이 돼 아파트 2곳 850세대와 상가, 주택 등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가 긴급 복구됐다.

 

호우 특보가 내려진 30일 오전 6시 30분께 전북 정읍시 칠보면 한 주택 인근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토사가 집 안까지 떠밀려와 있다. 전북도 제공.

집중 호우로 하천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전주 전주천·삼천 언더패스 전 구간과 남부시장 천변주차장 등 26곳에 대해서는 차량 운행이 전면 또는 부분 통제돼 출근길 극심한 교통 지정체 현상을 빚었다.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한 국도17호선 완주군 운주면 말골재(지방도 740호선)에서는 응급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전주 만경강 미산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강수량은 완주 163.8㎜, 전주(완산) 150㎜, 익산(여산) 91.5㎜, 무주 91.0㎜, 김제(진봉) 85.5㎜, 군산(말도) 71.5㎜ 등을 기록했다. 완주·전주 등지 강수량은 최근 1개월간 전북지역 누적 강수량(351.5㎜)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현재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군산, 전주, 김제, 부안, 고창, 순창, 남원 7곳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지속적인 장마가 이어지며 전북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린 30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의류매장이 빗물에 잠기자 매장 관계자가 가게에서 물을 빼내고 있다. 뉴시스

전주기상지청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북과 전남 북부 등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침수 피해, 빗길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