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등 미국 프로스포츠가 코로나19 확산을 뚫고 기지개를 켰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당장 MLB 마이애미 말린스는 30일 현재 선수와 코치를 합쳐 1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선수가 개막 로스터(30명)의 절반을 넘는 16명이나 돼 경기가 취소되는 등 시작부터 파행이다. 여기에 9월 개막하는 미국프로풋볼(NFL)도 선수 107명이 양성판정을 받았고 많은 선수가 시즌을 뛰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중단됐던 미국프로농구(NBA) 2019∼2020시즌이 31일 유타 재즈-뉴올리언스 펠리컨스, LA 클리퍼스-LA 레이커스의 경기로 재개를 알린다. 30개 구단이 모두 참가하지 않고 동·서부 콘퍼런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8위와 6경기 이하 차이를 보이는 22개 구단만 ‘한여름의 NBA’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NBA는 ‘올랜도 버블’로 불리는 코로나 청정지역을 만들어 이곳에서 이동 없이 격리된 채 리그를 진행한다. 8월15일까지 팀당 8경기씩 갖는 정규리그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내에 있는 ESPN 와이드 월드 스포츠 콤플렉스의 3개 코트를 사용해 무관중 경기로 치른다. 플레이오프는 8월18일에 시작해 챔피언결정전이 7차전까지 갈 경우 10월14일에 시즌이 종료된다.
NBA 사무국은 지난 21일 선수 346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한 결과 양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올랜도 버블 출입은 엄격히 통제된다. 외출을 원하는 선수는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고 복귀 시 10일간 격리된다. 그래도 8월 말부터는 선수 가족의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가족 출입과 외출 등을 통해 확진자가 나올 경우 오히려 격리된 내부에서의 집단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가 유력한 야니스 아데토쿤보(26)가 이끄는 동부 1위 밀워키 벅스와 ‘킹’ 르브론 제임스(36)가 버티고 있는 서부 1위 레이커스가 꼽힌다. 여기에 카와이 레너드(29)가 이끄는 서부 2위 클리퍼스 역시 강력한 도전자 중 하나다. ESPN이 지난 29일 전문가 16명을 상대로 내놓은 전망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클리퍼스가 8표, 밀워키 4표, 레이커스 3표 순이었다. 특히 재개 첫날부터 레이커스와 클리퍼스의 빅매치가 열려 눈길을 끈다.
한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인한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는 NBA 코트에서도 이어진다. 코트에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를 새겼고, 선수들의 유니폼에도 사회적 메시지를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