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년 5개월 만에 마주앉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전국을 돌던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동은 서로 입장이 바뀌어 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이 의원의 전국 순회 일정으로 이뤄졌다.
이 지사는 30일 경기도청 접견실에서 이 의원을 만나 “민주당이 지방권력에 이어 국회권력까지 차지해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여서 경륜이 있고 능력이 높으신 이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의원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거대 여당을 만들었는데 첫걸음이 뒤뚱뒤뚱하는 것 같아서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회동 절반에 걸쳐 자신이 추진하는 기본소득토지세, 기본주택 등 부동산 정책에 대해 얘기했고 이 의원은 이를 경청하며 수첩에 받아적기도 했다. 이 지사는 “3기 신도시에 추진하는 장기임대주택(기본주택)에 당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고 이 의원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접점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지사가 “부동산 정책에 대해 겁이 나서 집을 사고 싶은 공포수요를 대체할 집(기본주택)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하셨는데, 저와 의견이 일치하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의원은 “싱가포르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평생주택 개념으로 접근하면 어떤가”라며 주고받았다.
이 지사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 뒤 이 의원 지지율에 근접할 정도로 격차가 좁혀진 상황이다.
이 의원은 회동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지지율 추이와 관련해 “민심은 움직이는 것이고 그런 일이 앞으로도 많이 있을 것”이라며 담담해했다.
이 지사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본소득연구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바람과 같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며 최근 지지율 상승에 몸을 낮췄다. 이 지사는 “작은 성과에 대한 국민의 격려일 텐데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