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와 충북 일부 지역에 300㎜에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7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 산사태와 저수지 붕괴, 주택 침수, 도로 유실 등의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4일까지 시간당 50∼80㎜(일부 지역은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안전과 시설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이날 오후 9시까지 충북에서 4명, 서울·경기·강원에서 1명씩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3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진 충북 지역에선 일가족 3명과 충주소방서 소속 구조대원 등 8명의 실종자가 보고돼 사망자가 더 늘 수 있다.
주말 동안 중부지방에는 곳에 따라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50∼80㎜의 강한 비가 내렸다. 특히 1일 오후 6시부터 2일 오후 8시까지 충북 영춘(단양) 293.5㎜, 제천 268.1㎜, 경기 일죽(안성) 291.5㎜, 대신(여주) 245.5㎜, 모가(이천) 233.0㎜, 이동묵리(용인) 215.5㎜, 강원 영월 214㎜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장마가 끝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제주와 대구 등 남부지방과 대조를 이뤘다.
이재민은 충북 음성 179명과 경기 이천 75명 등 166세대 360명으로 집계됐다. 이천 산양저수지와 안성 주천저수지 붕괴 및 인근 하천 범람 위기, 산사태 등으로 체육관이나 마을회관 등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은 10개 시·군 1447명에 이른다.
경기와 충북에서는 주택 94채가 물에 잠겼다. 산사태는 경기와 충북 지역에서 100여건 보고됐고, 도로 침수(14건), 철로 토사유입(4건) 등도 잇따랐다.
기상청은 4일 0시까지 중부지방(강원영동 제외)에 100~200㎜,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북상하고 있는 제4호 태풍 ‘하구핏’이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하면서 4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중대본 대응 수위를 최고 수준인 비상 3단계(심각)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부처와 각 지자체는 가용 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 산사태·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과 침수 우려가 높은 하천, 둔치 주차장, 저지대, 지하차로 등에 대한 예찰 및 사전대피 활동을 강화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어제부터 중부지방에 내린 폭우로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일까지 최대 300㎜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송민섭·이진경·이현미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