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가 폭행 가해자 중 1명으로 지목한 여자 선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가혹행위를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3일 폭행 등 혐의로 장모(여·31)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최 선수를 비롯한 후배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 얼차려를 시키는 등 강요 혐의도 받고 있다.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은 국회 청문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장씨에 대해 ‘처벌 1순위’라며 “장 선수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선수들을 폭행하는 걸 일삼았다”, “장 선수가 후배를 시켜 각목으로 자신의 엉덩이 10대를 때리라고 지시했다” “훈련을 하면서 실수를 하면 (장 선수가)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했다” 등 폭로를 이어갔다.
경찰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현직 선수 전원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 여러 선수들로부터 이같은 피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장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이후 장씨를 3차례 불러 조사했다. 장씨는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일부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장씨는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에서 “두 얼굴의 안주현 처방사(일명 ‘팀닥터’)에게 속았다”며 자신도 안 처방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받은 ‘피해자’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 선수는 폭행 가해자로 김규봉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을 비롯한 안주현 운동처방사, 장씨, 김도환 선수 등 4명을 지목했다. 안씨는 지난 13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폭행 등 혐의로 구속됐고 지난달 21일 김 감독도 폭행, 사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최 선수는 지난 6월 사건 수사에 별 진척이 없는 것에 절망해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