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까지 수도권 등 중부 일부지역에 300㎜ 이상의 폭우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계속되는 장맛비와 불어난 물, 지반 약화 등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는 이르면 6일 경기와 충청 비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한강홍수통제소는 5일 오후 6시10분을 기해 경기 연천군 한탄강 사랑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하고 인근 파주, 연천지역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강원 철원군은 한탄강이 범람하면서 민간인통제선(민통선) 북쪽에 자리한 갈말읍 정연리, 대마리와 동송읍 이길리 마을 등이 침수되자 마을 주민 1100여명과 군부대 일부 병력을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시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닷새간 철원에는 675㎜, 연천에는 635.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중대본은 “오후 7시30분 현재 이재민은 충남·충북·경기·강원·서울에서 940여세대 1600여명 발생했고, 일시 대피한 인원은 7개 시·도에서 2400여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또 주택 1340여채, 도로·교량 1010여곳, 하천 360여곳, 농경지 8000여㏊가 침수·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전 6시10분쯤 서울 동대문구 신이문역 위를 지나는 이문고가차도 배수관 일부가 수도권 전철 1호선 선로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광운대역과 지하 청량리역 사이 양방향 열차 운행이 6시간 정도 중단되기도 했다.
북한강과 임진강, 한탄강 등 수도권 하천과 댐 수위가 점차 상승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북한강 최상류에 위치한 소양강댐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소양강댐의 수문 개방은 2017년 8월 이후 3년 만이다. 서울시는 한강 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올림픽대로(양방향) 여의상·하류IC램프 차량 출입을 통제했다.
정부는 집중호우 피해 복구와 방재를 위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경기·충북·충남 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행정안전부에 지시했다. 이르면 6일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안부는 이와 별도로 경기·충북·충남에 각 20억원, 강원에 1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편 기상청은 7일까지 서울·경기와 강원영서, 충청 100∼200㎜(많은 곳은 300㎜ 이상), 강원영동과 남부지방 50∼100㎜(많은 곳은 150㎜ 이상), 제주도·울릉도·독도 30∼80㎜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송민섭·최형창, 세종=우상규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