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자연휴양림 대부분 입장객을 통제하고 있으며, 숙박객은 퇴실 및 예약취소를 할 수 있도록(문자·유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
‘산사태 주의보·경보 발령됐지만 국립휴양림 숙박 안 막는 산림청’이라는 세계일보 기사<6일자 11면 참조>에 산림청은 이 같은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기사를 쓰기 전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국·공립 휴양림 20곳 이상에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산 속 숙소 숙박영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안심하고 와도 된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들었기에 산림청 해명은 이해할 수 없었다.
산림청에 요청해 국립 자연휴양림 숙박 현황을 받아본 결과도 기사에서 지적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모든 자연휴양림이 숙박객을 받았다. 일부 취소 인원이 있긴 했지만 ‘적극 대응한다’는 산림청 해명과 전혀 달랐다.
산림청 설명에 의아한 부분은 더 있다. 기사는 ‘예약 당일 산사태 경보 발령 시에만 위약금 없이 취소되고, 경보 발령 상태에서 이틀 뒤 예약을 취소해도 90%의 위약금을 내야’ 하는 실태를 지적했는데 산림청 설명자료에는 “주의보·경보 발령 후 3일까지 위약금을 면제해 주고 있다”고 돼 있었다.
사정을 알아봤더니 기사를 쓴 당일부터 시행하는 제도였다. 산림청은 “이제 시행하는 것이라는 부분이 ‘실수로’ 빠졌다”고 해명했지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통상 정부 부처가 언론 보도에 설명자료를 내는 건 기사에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반박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산림청 관계자는 “기사에 틀린 부분은 없다”고 인정했다. “반박이 아니라 앞으로 더 잘하겠다는 의미로 자료를 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지만 군색하기만 하다.
기자에게는 자신들이 업무를 잘 하고 있다고 ‘포장’해서 대외에 알리려다가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자료를 급히 낸 것으로 보일 뿐이다.
유례없는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올해 비 피해가 수년 만에 최악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산사태 경보가 뜬 지역의 산 속 숙소에서 숙박객을 받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을 때 당국에 필요한 건 해명이나 과장홍보가 아니라 점검과 제도 개선이다. 산림청은 무조건 무마하기에 급급한 듯해 씁쓸하다. 산림청은 “기사에 공립 휴양림 이야기도 있는데 국립만 우리 소관”이라고도 했다.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유나 사회2부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