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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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재평가’에 文대통령 “4대강 보 홍수 조절 기여도 분석하라”

여야, 섬진강과 낙동강 두고 4대강 사업 평가 입장차
통합당, 섬진강 폭우 피해 큰 탓에 “4대강 대상 제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명박(MB)정부 시절의 4대강 사업을 언급하며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 분석할 기회”라고 말했다. 전국이 집중호우로 피해가 극심한 현재 ‘4대강 사업이 진행된 지역은 폭우 피해가 적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50일이 넘는 최장기간 장마와 폭우로 발생한 전국적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댐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폭우 피해가 이어지면서 이명박정부 역점 과제이던 4대강 사업이 다시 주목받았다. 일각에서는 4대강 사업을 한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 본류가 상대적으로 홍수 피해가 적자 4대강 사업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 7일과 8일 내린 폭우로 제방이 무너지며 큰 피해가 발생한 섬진강과 비교하며 섬진강 일대 피해가 큰 이유가 4대강 사업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다. 

 

전날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면 물난리를 더 잘 방어하지 않았을까”라고 적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았다”며 “(당시) 섬진강이 사업에서 빠진 것이 ‘굉장히 다행’이라는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환경단체 등은 4대강 사업을 진행한 낙동강도 상류에서 본류 둑이 붕괴한 것을 지적하며 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환경단체는 4대강 보 설치 후 상·하류 수위 차가 생겨 수압이 증가한 탓에 낙동강 제방이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8일 내린 폭우로 제방이 무너져내린 전북 남원 섬진강 일대에 10일 부유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다. 남원=연합뉴스

 

민주당 설훈 의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며 “낙동강 강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는 4대강으로 건설한 보가 물의 흐름을 방해해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못 견딜 정도로 수압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4대강 보의 홍수 예방 효과를 다시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도 그간 공과가 논쟁적이던 4대강 사업이 폭우 피해를 줄였다는 통합당의 주장을 반박하려는 성격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의 폭우, 시베리아와 유럽의 폭염 등 전 지구적 기상이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은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에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하면서 앞으로의 기상변화까지 대비해 국가의 안전기준과 관리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중호우로 희생되신 분들과 그 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며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가슴 아프고 송구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태풍 '장미'의 북상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를 당부하고 지난 7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경기 안성시 등 7개 시·군 외에 추가로 피해를 본 지역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데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군 장병과 경찰 등을 최대한 동원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정부·공공기관의 수해지역 봉사활동을 독려하기로 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