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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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4대강 사업 구간, 원래 물난리 없던 곳… 홍수 예방 기능 없어”

‘MB가 잘했다’, ‘아니다’… 끊이지 않는 논란
연일 계속되는 수해로 인한 피해가 급증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는 4대강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명박 정권 시절에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공사가 수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게 여당의 공격 포인트다. 반면 야당은 오히려 4대강 사업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문척교에서 바라본 섬진강. 구례=뉴스1

여야가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와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과 관련, 전문가는 11일 “4대강 사업을 했던 구간은 이미 홍수 예방 사업이 98% 완료됐던 곳”이라며 “사업 이전에도 홍수 피해가 거의 없던 곳”이라고 밝혔다.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는 주장이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때 건설한 4대강 보는) 규모 상으로 댐인데 댐의 홍수 조절 기능, 용수 공급 기능 등 전혀 그런 기능이 없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 때문에 ‘엉성한 구조물’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박근혜 정부 때 4대강 평가 자료를 보니까 합천보를 비롯한 몇 개의 보 직상류에서는 홍수 위험, 제방 붕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보강을 하라는 이야기가 있더라”며 “결국은 보를 건설하는 데만 행정을 집중했고 그 이후 발생 가능한 제방 붕괴와 같은 것은 적절하게 대응을 못 했다”고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4대강이 더 큰 물난리를 막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 박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했던 구간은 4대강 사업할 시점까지 홍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4대강 사업 대상이 된 큰 하천은 이미 홍수 예방 사업이 97~98% 완료가 되어 있었다”며 “지방 하천과 같이 홍수 위험이 상존하는 데는 행정 예산 투입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4대강 사업에서 홍수 예방 사업은 번지수를 잘못 짚은 홍수 예방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섬진강에서 물난리가 난 것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을 안 했기 때문에 홍수 피해가 증가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섬진강 원류가 아닌 제방 밑 부분에서 파열이 난 것은 4대강 사업 내용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