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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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홍수 4대강 탓한 文정부… 정작 한 건도 해체 못해”

“모든 것 지난 정권 탓으로 하는 습관적인 책임 회피” 질타
11일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에 4대강 사업으로 설치된 이포보가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여주=뉴스1

문재인정부가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조사하기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한 가운데 권성동 무소속 의원은 “정부가 홍수 예방에 자신 있으면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과 정부 일각에서 이번 홍수 피해의 원인을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권 의원은 12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4대강 사업이 홍수라든가, 가뭄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은 그 지역에 사는, 그 유역에 사는 농민들은 다 인정하는 문제”라며 “(낙동강 일대) 그 댐 주변에서 이번에 홍수가 난 것을 4대강이 마치 원인인 것처럼 은근히 몰아가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태고 모든 것을 지난 정권의 탓으로 하는 습관적인 책임 회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서 4대강 보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4대강 보를 해체하느냐 하면서 굉장히 시끄럽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도 한 건도 해체를 못하고 있다”며 “모든 책임을 4대강 보에 돌리지 말고, 그렇게 4대강 보가 홍수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면 폭파시켜라, 이렇게 강하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그렇게 되면 모든 논란이 일단락될 것 아닌가. 누구 말이 옳은지”라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합천창녕보가 수압을 높여 낙동강 일대 제방이 무너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런 논리라면 팔당댐, 소양강댐 등도 인근 제방이 다 무너져야 한다”며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류 지천까지 4대강 사업을 확산해야 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하고, 지류 지천 정비 예산을 편성해서 박근혜 정부로 넘겼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이 지류 지천 예산을 다 삭감을 해버렸다”며 “지류 지천을 (정비)해야 4대강 보를 정비한 그런 시너지 효과가 나는데, 그것을 못한 게 아쉽다. 지금이라도 지류 지천을 정화하는 사업을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매년 나는 이 물난리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정부는 4대강 보의 홍수 조절 기능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하자 그 효과를 조사하고자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환경부, 국토교통부,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관련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양 부처는 민간 전문가 등과 협업해 4대강 사업이 실질적으로 홍수 조절에 도움이 됐는지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실증·분석할 기회”라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게 조사·평가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이명박(MB) 정부의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을 여러 차례 조사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과 큰 연관이 없다고 밝혔고, 2014년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평가위원회는 홍수 위험이 줄었지만 계획에는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