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진 전남지역 중요 문화유산들이 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순천시와 담양군 등에 따르면 국가사적 507호이자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암사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선암사 관음전 인근 매실나무와 이웃한 담장이 5m가량 붕괴됐으며 무우전 인근 담장도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선암사 측은 현재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비닐막 등을 설치한 상태다.
담양군에서도 국가등록문화재 265호로 지정된 창평면 삼지천 옛 담장이 이번 폭우로 무너져내렸다. 마을 담장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이곳에서 19곳의 담장이 무너진 것으로 조사됐다. 돌과 흙으로 만들어진 담장은 300여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다.
수해 직후 응급조치가 이뤄졌고, 무너진 담장을 한쪽에 모아두면서 돌무더기를 이뤘다. 명승 제58호로 지정된 명옥헌 원림도 계곡이 범람하면서 연못 입수구가 탈락하고 토사가 유입됐다.
수남 학구당(전남도 문화재자료 12호) 역시 관리사 옆 계곡이 범람해 진입로가 유실됐다. 창평향교(전남도 유형문화재 104호)와 죽림재는 토사 유출 피해를 봤다.
한편 지난 폭우로 일찍이 침수 피해를 입은 나주 다시면 복암리 고분군은 현재 배수작업을 모두 마친 상태다.
순천·담양=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