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방역 최전선에서 일하는 의료진, 역학조사관 등 방역인력 10명 중 3명은 ‘번아웃(소진)’ 상태에 놓여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7명은 갑질 등으로 업무 중 울분을 터뜨린 경험이 있고, 절반 가까이가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학교와 음식점,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방역인력을 힘들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인력 10명 중 3명 ‘번아웃’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와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은 ‘제2차 경기도 코로나19 치료·인력 인식 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차 조사(5월18∼31일)에 참여한 경기도 내 코로나19 담당인력 1112명을 대상으로 7월21∼29일 설문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이들이 코로나19 업무를 담당한 기간은 평균 147일, 4.9개월이다. 47.6%는 5개월 이상 코로나19 업무를 지속하고 있었으며, 최장은 240일이었다. 하루 평균 5.82시간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은 7.21시간, 선별진료소 업무 등을 맡는 보건소 공무원은 6.31시간으로 평균보다 길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상당수가 번아웃을 호소했다. 번아웃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감정적 고갈, 냉소, 효능감 저하 모두 기준값 이상인 인력이 전체의 33.8%를 차지했다. 치료 및 방역 인력의 69.7%는 부당한 업무, 억지 민원 등으로 울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역학조사관 등 현장대응직(89.5%)이 가장 높았다. 울분 원인으로는 낮은 연차 중심으로 근무 투입 등 불공정한 업무분배(25.4%), 사과 강요 등 무리한 민원(19.6%), 비민주적 의사결정(16.2%), 부당한 취급과 대우(12.7%)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상황은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일반 스트레스 점수는 평균 2.97점(5점 만점)이었고, 직무 스트레스 점수는 평균 2.53점(4점 만점)으로 중간 이상이었다. 응답자의 45.2%는 코로나19로 전보다 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는 1차 조사(37.5%보다 더 높아진 것이다. 유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방역 인력이 정서적 탈진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받아든 방역성적표의 이면”이라며 “대안을 미루거나 늦출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롯데리아 직원 11명·용인 고교생 5명 집단감염
새로운 코로나19 집단감염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서울 롯데리아 종사자 11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롯데리아 점장 등은 지난 6일 회의 후 인근 족발집에서 식사한 뒤 광진구 ‘치킨뱅이 능동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참석인원이 19명으로 늘었다. 롯데리아 측은 양성 판정 직원들이 근무한 종각역점, 숙대입구역점, 군자점 등 7개 점포에 대해 소독 조치를 실시했다. 롯데리아는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코로나19 발생을 알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장시간 모임을 갖는 동안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용인에서는 대지고·죽전고 학생 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전날 확진된 대지고 1학년생 A군의 접촉자 조사에서 대지고 학생 1명, 죽전고 학생 3명이 양성으로 나왔다. 5명 중 A군과 죽전고 2명은 지난 9∼10일 영화관, PC방, 코인노래방 등에 함께 다녔고, 10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는 지난 10일 입소한 훈련병 B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와 같은 생활관을 쓴 14명은 전원 음성이었다. 육군훈련소 측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밖에 경기 김포시 주님의샘장로교회에서 5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기존 발생한 집단감염의 파장도 이어지고 있다.
이진경 기자, 용인=오상도 기자 lji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