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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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몰카 개그맨‘ 여자 화장실에 숨어 옆칸에서 직접 촬영까지 했다

박씨, 화장실 옆칸에서 피해자가 용변 보는 모습 촬영 / 박씨 측 변호인 “공소사실 모두 인정…합의하려고 노력”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연구동. 뉴스1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개그맨이 직접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성적 목적 다중이용 장소 침입 등 혐의를 받는 개그맨 박모(30)씨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 기소 사실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0년 4월까지 KBS 연구동 화장실 옆 칸에서 칸막이 위로 손을 들어 올려 피해자가 용변을 보는 모습을 직접 촬영한 것을 비롯해 총 32회에 걸쳐 피해자를 촬영하거나 촬영 미수에 그쳤다.

 

그는 이 파일을 노트북 등 저장 매체에 옮겨 휴대하고 소지했다.

 

또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15회에 걸쳐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피해자 등을 촬영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또 박씨는 이런 촬영물 중 7개를 소지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박씨는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KBS 연구동 화장실이나 탈의 시설 등에 몰래 침입한 혐의도 받는다.

 

그동안 박씨의 불법촬영 행각은 카메라를 미리 설치해놓고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자화장실 안에서 직접촬영까지 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박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한다”면서 “합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씨는 현장 사진과 폐쇄회로(CC)TV 사진, 지문 등 인적확인 내용, 피해자 진술 조서 등 검찰 제출 증거 일체의 채택에도 모두 동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월 29일 KBS 연구동 내 화장실에서 몰래카메라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고, 박씨는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후인 6월 1일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카메라를 설치한 장본인이 자신이라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박씨를 1차 조사한 후 귀가 조처했고, 이후 촬영기기 등에 대한 포렌식 수사에 착수해 지난 6월 30일 박씨를 검찰에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9월 11일 열린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