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등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폭증하고 있다. 경기 파주 커피체인점과 광주 유흥시설, 부산 고교 등 소규모 지역감염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 신천지 사태와 지난 5월 이태원클럽에 이어 2차 대유행이 현실화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은 수도권 대형교회에서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146명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시 일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대 신규 확진자를 기록한 3월10일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숫자”라며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 지역 신규 확진자 중 107명은 사랑제일교회 교인 및 방문자, 접촉자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확진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13일 사랑제일교회 신도 및 예배·집회 참석자, 방문자는 4066명이다. 이중 소재가 파악된 관련자는 3397명이고 서울 거주자는 1971명에 불과하다. 10명 중 4명가량은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도 전역에 있는 셈이다.
지난 2월 대구·경북 지역 대유행을 초래한 신천지처럼 사랑제일교회가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249명 중 서울 거주자는 최소 147명이고 남양주와 고양, 수원 등 경기 지역에서도 최소 83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인천과 대전, 충남 천안·서산, 강원 춘천 등에서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용인 우리제일교회의 확산세도 심상찮다. 방대본은 우리제일교회 교인과 지인 21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126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30대 남성)은 10∼13일 부모(충북 충주 거주, 확진 판정)와 아내, 자녀 4명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 소규모 감염도 늘고 있다. 파주시 스타벅스 야당역점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하루에만 17명이 추가됐으며 누적 확진자는 40명으로 늘어났다. 용인시 죽전고와 대지고에서는 학생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학원(서울 광진구)에 다니는 학원생 1명 및 가족 3명이 자가격리 중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총 13명이다.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고 확진자는 4명이 추가 확진돼 12명으로 늘었다.
한편 경찰은 서울 혜화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 A씨와 B씨가 각각 전날과 이날 확진 판정을 받자,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를 거쳐 혜화서 소속 경찰관 19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A씨의 배우자는 강북경찰서 관할 파출소에서 경찰관으로, B씨의 배우자는 혜화서 민원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송민섭 기자, 전국종합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