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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환경 운명공동체… 국경 넘어 ‘녹색 지구’ 협력해야” [2020 세계기후환경포럼]

국제사회 연대·협력 방안 모색
지구 기온이 1.5도 → 2도로 상승 땐
예측 불가능한 ‘티핑 포인트’ 도달
온실가스 감축 등 적극적 대응 시급
코로나 오히려 기회… 경제활동 줄자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 늦춰져
생태계 직·간접 영향 경각심 가져야
기념 촬영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조 국회기후변화포럼 사무처장, 이동근 한국기후변화 학회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박호정 고려대학교 교수, 유희석 SK임업팀장, 박훈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사, 황정미 세계일보 편집인,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 홍정기 환경부 차관,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 이우균 고려대학교 OJERI 원장. 남정탁 기자

올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세계 인류의 일상, 경제, 문화 등 모든 것들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계기로 삼아 그간 먼 훗날의 문제라고 미뤄왔던 생태계 보전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쏟아져 나왔다.

 

세계일보 주최로 19일 열린 ‘2020 세계기후환경포럼’은 코로나19와 기후변화라는 인류가 당면한 위기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두 가지 문제 모두 인간의 활동이 원인이 돼 발생했고, 국경을 넘나드는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라는 점에서 참석자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더 뜨거웠다.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0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제1주제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지구 이대로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코로나19를 기회로”

 

기조발제에 나선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공동대표는 코로나19를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 대표는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 매년 당겨져 오다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3주 연기돼 8월22일로 추산됐다”며 “코로나19가 오히려 인간 중심적인 접근 방식에서 탈피할 기회를 제공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구 생태용량 초과의 날이란 인류의 생태자원 수요량(생태발자국)이 그해에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생태용량)을 넘어서는 날을 말한다. 따라서 이날 이후 소비하는 생태자원은 미래세대가 쓸 것을 미리 당겨 쓰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최 대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각국이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에 대해서 소개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모든 국가가 자본소비 중심이었는데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 타격이 심각해지자, 패러다임을 바꿔서 순환적인 발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이 모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민주당은 현재 정부와 달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제시하고 2035년까지 탄소발전소 폐쇄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고, 유럽연합(EU) 새로운 집행부도 2050년까지 기후와 환경 도전에 대응한 새로운 성장전략인 ‘그린 딜’을 발표했다”며 “한국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한국형 뉴딜의 한 축으로 그린 뉴딜을 발표했는데, 당면 과제인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및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목표를 잘 수립해야 향후 전략도 잘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박사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인류가 기후 및 생태계에 가져온 직간접적 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현대 인류 사회 생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9가지 변화로 기후변화, 생물권 온전성 변화, 지표시스템 변화, 담수 이용, 해양 산성화, 대기의 에어로졸 증가, 성층권 오존층 파괴, 새로운 물질 증가 등이 있다”며 “이 지표가 지구의 위험한계를 넘으면 위험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 대부분 지표가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구 기온이 1.5도에서 2도 올라갈 경우 지구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변화하는 급변점인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다는 우려가 많은데, 지금처럼 인류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그 위험성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세계일보 주최로 열린 '2020 세계기후환경포럼' 참석자들이 발열검사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기후변화 대응 더 늦추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

 

박 박사는 기후 및 생태계 지속가능성을 위해 우리 인류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 박사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려면 에너지를 어떻게 생산하고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국가별로 1억t 이상 이산화탄소 배출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 국가별로 비교했더니, 중국과 미국, 인도나 일본은 1억t 이후로 계속 증가했다. 반면 영국, 프랑스 등은 감소하지는 않았지만 유지하는 정도였다. 우리도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1.5도나 2도를 넘지 않으려면 더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2030년에 온난화를 1.5도 억제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1t당 1500달러를, 계속해서 미루다 2050년이 되면 1t당 40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그만큼 화석연료에 의존하다가는 기후나 경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박 박사는 코로나19 위기를 일으킨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서는 인간과 환경이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의 중요성도 강요했다. 그는 “인간과 동물, 환경이 하나의 운명공동체라는 ‘원헬스 접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정부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며 “더 나아가 전세계 국가들도 각자도생이 아닌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연대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이후 종합토론에 나선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증가 등 코로나19로 우리는 생존이란 도전 과제에 대처하느라 기후대응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가 이러한 전염병 발생을 예측불허로 만드는 주요 원인인 만큼 앞으로 전염병 발생과 기후변화 영향 같은 위기에 대처하는 회복탄력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