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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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논란 김문수 “경찰의 위치추적·강제연행·동행요구가 심각한 인권침해인데 적반하장”

‘갑질’ 시비에 대해, 김 전 지사 “적반하장”이라고 반박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자며 동행을 요구한 경찰을 상대로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며 반말 섞인 항의를 해 이른바 ‘갑질’ 시비가 일어난 데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저 보고 갑질 했다고 하는데, 그런 시비가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16일 일행 A씨 등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던 중 경찰과 맞닥뜨린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김 전 지사에 따르면 당시 경찰관 6명이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A씨를 쫓아와 연행했고, 김 전 지사와 다른 일행 B씨에게도 같이 가자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 상황을 두고 “경찰이 A씨를 핸드폰으로 위치추적 했지요?”라며 “확진자도 아닌데 무슨 근거로 위치추적 했나요?”라고 물었다.

 

이어 “경찰과 언론이 답해주기 바란다”며 “저와 B씨를 함께 기자고 한 근거는 무엇인지 경찰이 밝혀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경찰의 위치추적과 강제연행, 동행 요구가 심각한 인권침해인데도 오히려 저보고 갑질이라고요?”라며 “A씨를 주소지인 인천 영종도까지 연행하려고 국회의사당역 벤치에서 1시간 잡아두고, 출동한 인천 보건소 앰뷸런스에 태워 오후 11시에 검진하고 다음날 오전에 음성 판정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런데도 자가격리 하고 팔찌 채우고 하는 짓이 직권남용·강제감금·인권침해 아닙니까?”라며 “언론이 시민의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 안하고 저에게 갑질이라고요?”라고 거듭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이어 폐북에 다른 게시물에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문수 TV에 올린 ‘코로나 핑계 인권 침해 안 된다’는 제목의 칼럼식 영상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거짓 어용 언론 정신 차리길 바란다”며 “진실과 국민의 편에 서주길 바란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앞선 게시물에선 “문재인 지지도 추락에는 날개가 없었지요”라며 “그런데 ‘코로나 계엄령’으로 지푸라기를 잡았네요”라고 정권을 비난했다.

 

계속해서 “전광훈 ‘마녀사냥’으로 뉴스가 도배를 합니다”며 “건강과 인권은 어디 가고 마녀사냥과 계엄령이 무서워요”라고 비꼬았다.

 

더불어 “정창옥 ‘신발열사’를 8·15대회에서 경찰폭행·공무집행 방해로 기어이 영장 발부 구속하네요”라고 사법부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지난 17일 폐북에 “세상에 이런 코로나 핑계 독재가 어딨느냐”며 16일 당시 정황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당시 경찰의 요구를 받고 “혐의가 있든지 해야지”라며 “내가 김문수인데 왜 가자고 그러느냐”고 항의했다. 

 

이와 함께 “사람을 뭐로 보고 말이야”라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또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나는 김문수”라며 경찰관을 상대로 소속을 밝히라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이 서울 영등포경찰서 소속임을 밝히자 김 전 지사는 “언제부터 대한민국 경찰이 남의 건강까지 신경 썼느냐”고 쏘아붙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다시 경찰관이 “A씨는 강제로 모셔갈 수 있는데, 두 분은 할머니(A씨)와 같이 오셨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거니 오해하지 마시라”고 양해를 구했는데, 김 전 지사는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이라며 “내가 국회의원을 세 번 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지사의 이 같은 항의가 갑질 시비를 부른 것은 경찰관을 상대하는 내내 반말 섞인 말투로 일관했고,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밀착한 채 ‘인증샷’을 찍는 등 감염이 의심되는 행보를 보인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8일 경복궁 인근 집회와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는 증상과 관계없이 검사를 받아달라”고 주문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