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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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2차 코로나 사태 생각해 추경 빨리 편성, 경제난 해결 위해 재난지원금하자"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정치권에서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본격화 / 여야 막론 필요성 공감대 형성 / 4차 추경 편성 등 재원 조달 방안 논의 급물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를 방문, 정은경 본부장과 만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주=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정치권에서도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돼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등 재원 조달 방안 논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정책위원회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한지 실무적 검토를 지시했다. 재정상황, 코로나19 상황별 시나리오 등을 검토해보라는 것이다.

 

허윤정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공식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재정당국과 일정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재정당국과의 협의를 위해 필요한 기초적 검토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여러 상황을 검토하면서 (지급)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자는 것"이라며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의 파고가 상당히 클 수 있어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자는 게 오늘 논의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 역시 재난지원금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권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가 시작됐다. 그 고민과 충정에 동의한다"며 "민주당과 정부가 시급히 협의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는 지난 13일 집중 호우로 인한 수해 피해가 심했을 때부터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4차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한 논의를 당장 시작하자"며 "특히 이번 전국적 수해로 농민들은 1년 농사를 다 망친 경우가 많다. 긴급재난지원금 필요성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주민 후보도 "당이 2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한다고 하는데 수해에 이어 코로나 2차 확산이 현실화 된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하며 환영한다"면서 "2차 재난지원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당 지도부에 거듭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성에 대한 당 정책위원회 차원의 검토 요청이 있었다. 환영한다"며 "현 단계에서는 모든 국민에게 3개월 이내 소멸하는 지역화폐로 개인당 30만 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당도 재난지원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해대책도 수해대책이고 2차 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 추경을 빨리 편성해 코로나19로 발생할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하자고 진작 이야기했다"며 "그 범주에서 재난지원금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 지도부가 4차 추경에 힘을 실으면서 나라 곳간을 관리하는 경제부총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4차 추경은 물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와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외신기자 오찬 간담회에서 "4차 추경을 하지 않고도 예비비 등으로 충분히 집중호우 복구 재원을 충당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정 부담도 크고 효과도 파악해야 해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9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수해 복구 예산이 부족하다면 당연히 추경을 마련해야 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지금 확보된 예산으로 지원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가 이처럼 신중한 입장인 데에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드는 막대한 예산과 그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이미 막바지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미뤄두고서라도, 올해만 4번째 추경을 추진하는 경우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4차 추경이 이뤄진 적은 59년 전인 1961년이 마지막이다.

 

전 가구에 최소 4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 1차 재난지원금은 총예산이 12조2000억원에 달했다. 아예 2차 추경 자체가 오로지 재난지원금 지급만을 위해 편성된 것이었다.

 

이번에는 재난지원금 액수를 반절로 낮춰서 준다고 해도 단일 사업으로만 약 6조원이 깨지는 셈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