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2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 방안으로 제시한 공무원 임금 삭감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공무원 인건비에서 재원을 마련하려면 인건비의 80%를 차지하는 하위직 보수를 삭감해야 되는데 제약이 있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그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추후 논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공무원 임금 삭감안에 대해 “장차관들은 넉달째 임금의 30%를 반납하고 고위공직자도 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동결했다”며 “지금 8월 말이어서 올해 남아 있는 급여지급 달수가 넉달이고 한달치라 해도 (2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재원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와 같은 형태로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원금을 주게 되면 100% 국채 발행에 의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재정적 어려움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설 최고위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무원 임금 삭감안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그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는 것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어 “각자 희생을 통해서 전 국민이 조금씩 양보를 해나가면서 이 상황을 극복하자는 그 방안에 대해서는 틀린 방안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며 “전 공무원들이 동참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별도의 문제로 논의를 좀 해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박수영 의원도 YTN ‘출발새아침’에서 “공무원들 (임금을) 전원 깎자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고위직 4급 이상 공무원들은 일정한 액을 20%가 됐든, 30%가 됐든 내놓고 국민들의 어려움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2차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위한 공무원 임금 삭감 안은 지난 21일 조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들이 9~12월 4개월간 20% 임금 삭감을 하면 2조 6000억원의 재원이 생긴다”고 제안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조 의원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도 국회와 정부의 공무원, 공공기관 근로자의 월급은 그야말로 ‘1’도 줄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공무원 임금 삭감분과 함께) 2020년 본예산과 추경 예비비 중 잔액 2조원과 1∼3차 추경에서 집행 안 된 돈을 검토해 재난지원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