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세금·실거주의무 규제 등으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자 오피스텔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르는 등의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오피스텔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인다. 또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임대차법이 지나치게 세입자 위주로 개정돼 형평성 논란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실거주·투자수요 오피스텔로 몰렸다
25일 상가정보연구소가 계약일 기준으로 24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전국 오피스텔 매매량이 모두 450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2742건 대비 64.3% 증가했다. 또 이 같은 7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 2006년 관련 통계가 공개된 이래 최대치다.
오피스텔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울로 지난달 1612건이 거래됐다. 이어 경기(1215건), 부산(493건), 인천(452건) 등의 순이었다.
오피스텔 가격 또한 오름세다. 7월 전국 오피스텔 전용면적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647만원으로 지난달 1557만원 대비 90만원 상승했다. 서울은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전달 2446만원에서 2476만원으로 올랐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주거용 부동산 대체 상품이고 임대사업까지 가능한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러한 현상이 지속하기 어렵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개정안이 통과돼 향후 투자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임대차법 부실 논란… 정부는 “문제없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졸속 입법과 이에 따른 부작용 문제도 제기됐다. 이 법은 집주인은 임대료를 직전 계약의 5%까지 올릴 수 있도록 했지만, 세입자가 아예 올려주지 않는다고 끝까지 버티면 집주인이 취할 수 있는 구제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정부는 “임대인과 임차인이 5% 이내에서 원만하게 합의하면 된다”고 설명했지만, 이들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접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논란이 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부실한 법안을 얼마나 졸속으로 밀어붙였는지 보여준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김희국 통합당 의원은 오후에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를 하지 못하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라고 질의했다.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은 “합의가 안 되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정부, 주택공급 총력전
정부는 주택 시장 안정을 위해 서울과 수도권 공공택지 등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이날 국토부는 수도권에 공급하기로 한 127만가구 중 45% 이상인 57만6000가구를 경기 남부와 인천에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 80%인 45만6000가구는 공공택지를 확보해 공급하고, 나머지 12만가구는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한다.
인천 검단과 과천 지식정보타운, 화성 동탄, 오산세교2, 영종하늘도시 등의 공공택지 주택은 올해 공급(청약)된다. 내년에는 성남 복정1, 시흥 거모, 안산 신길2, 과천 주암 등이 본 청약으로 공급되고, 3기 신도시인 부천 대장,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에선 사전 청약이 진행된다.
8·4대책에서 도심지 주택공급 대책의 하나로 제시됐던 공공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도 마련됐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공 재개발 사업을 도시재생 인정사업으로 편입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재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도시재생 인정사업은 소규모 단위 도시재생이 필요한 경우 활성화 계획이 없이도 도시재생 사업을 하는 것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공공 재개발이 도시재생 인정사업이 되면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나기천·장혜진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