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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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바비' 최고 500㎜ 폭우 예상…제주 동부권 초긴장

제8호 태풍 '바비' 북상,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도 26일 오후 2∼3시 가장 근접할 듯 / 25일 밤 11시부터 태풍경보 / 제주산지 최고 500㎜의 많은 비, 강풍 예상
제8호 태풍 '바비'가 제주도를 향해 북상하는 가운데 지난 25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앞바다에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8호 태풍 '바비'가 북상하면서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도는 26일 오후 2∼3시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25일 밤 11시부터 태풍경보가 내려져 있다. 제주산지에 최고 500㎜의 많은 비와 강풍이 예상된다.

 

공항과 항만은 어제 오후부터 항공기와 배의 운항이 취소된 상태고, 한라산 입산도 통제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강풍에 대비하면서도 많은 비로 특히 저지대의 침수범람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초 불어닥친 '링링' 등으로 농경지가 침수됐던 제주 동부지역은 초긴장 상태다.

 

'바비'는 26일 오전 4시 현재 중심기압 950hPa, 중심최대풍속 155km/h(43m/s)로 서귀포 남서쪽 약 260km 해상에서 시속 17km로 북진하고 있다.

 

점차 '가만히 서 있는 사람과 돌을 날릴 수 있는 역대급 강풍을 동반한 태풍'의 위력을 실감할 정도로 바람의 세기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바비'는 26일 오전 9시 서귀포 서남서쪽 약 200km 부근 해상, 오후 3시 서귀포 서쪽 약 160km 부근 해상을 지나 밤9시에 목포 서북서쪽 약 130km 부근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제주도 가장근접 시간으로 서귀포시는 26일 오후2시 서귀포시 서쪽 160km 해상, 제주시는 이날 오후 3시 제주시 서쪽 150km 해상으로 내다봤다.

 

'바비'는 제주도남쪽해상을 이동하는 동안에도 30도 안팎의 고수온해역을 지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받아 중심기압 945hPa 안팎의 매우 강한 강도로 발달해 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의 영향으로 27일 새벽까지 바람이 35~70km/h(10~20m/s), 최대순간풍속 145~215km/h(40~60m/s)로 매우 강하게 불겠으니,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의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태풍이 불면서 예상치 못했던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25일 오전 11시9분께 제주시 애월읍 곽지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A(17·경기도)군이 파도에 휩쓸려 숨졌다. 당시 해상에는 너울로 인한 높은 물결이 일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출발 예정이던 대한항공 KE1289편은 일찌감치 사전 결항 조치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5일 도착 등 11편이 태풍으로 운항을 취소했다.

 

하이에어와 진에어, 플라이강원, 에어서울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26일 항공편 전편을 이미 결항 조치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날 9시30분 이후 예정된 항공편을 제외한 항공편의 운항을 취소 조치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강풍과 많은 비가 예고되자 등반객들의 안전을 위해 이날 오전 입산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기상청은 제주도는 26일 매우 강한 비가 내리겠고, 27일까지 제주도 100~300mm, 제주도산지에는 5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저지대 침수 및 하수 범람 등이 우려된다.

 

북상하는 '바비'의 제주도 근접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제주도재난안전대책본부도 초긴장 상태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피해는 없지만 앞으로 제주도에 근접함에 따라 상당한 피해를 줄 것으로 보고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접수저류지 등 방재시설물을 활용한 태풍대응에 나서면서 위험 상황시 주민을 대피시킬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 지역자율방재단을 활용한 재해예방 및 응급조치 활동을 강화하면서 만일에 사태에 대비해 유관기관인 해병대 제9여단, 한전, KT, 가스공사 등과 협업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 피해 및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밝혔다.

 

전날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이번 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태풍 피해 방지 비상대책이 논의됐다. 북상 중인 제8호 태풍 '바비'는 26~27일 북한 황해남도와 평안남·북도 등 전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태풍에 의한 인명 피해를 철저히 막고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인민의 운명을 책임진 우리 당에 있어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차대한 문제이며 한 해 농사 결속을 잘하는가 못하는가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꾼(간부)·당원·근로자들 속에 태풍 피해 방지 사업의 중요성과 위기 대응 방법을 정확히 인식시키기 위한 선전 공세를 집중적으로 벌리며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태풍 피해를 미리 막을 수 있게 즉각적인 대책들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비상방역 사업을 개선,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토의됐다.

 

김 위원장은 방역사업의 허점을 지적하며 "방역태세를 계속 보완, 유지하고 일련의 결함들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전당적, 전사회적으로 강력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