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반대하며 ‘2차 총파업’(집단휴진)에 나선 지 3일째인 28일 전국에서 휴진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2141곳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서 휴진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의원급 의료기관 3만2787곳 가운데 휴진한 곳은 2141곳이었다. 휴진 비율은 6.5%다.
의료계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잇따라 집단휴진에 나섰지만, 동네 의원들의 휴진 참여율은 전공의·전임의 등에 비해 다소 낮은 편이다.
의원급 의료기관 휴진 비율은 지난 26일 10.8%, 27일 8.9%에 이어 이날도 2%p 이상 낮은 6.5%에 그쳤다.
반면 전공의들은 전날 기준으로 8825명 가운데 6070명, 68.8%가 휴진에 참여했다.
‘임상감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 역시 전날 28.1%가 휴진에 참여한 것으로복지부는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의료계 집단휴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의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에 대해서도 이날 오전 진료 현장으로 즉시 복귀할 것을 명하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또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응급실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10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한편 의협은 정부와 이 같은 강경 대응에도 파업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큰 책임을 질 수도 없는 20대 후반의 젊은 의사들에게 가혹한 조치를 했다”며 “(정부의) 전공의 10명 고발조치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고, 13만 의사 전체에 엄청난 분노를 주는 사태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정부의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태에 대해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공의 탄압은 부당한 일이며, 파업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것”이라며 “‘4대악’ 의료 정책 반대 투쟁에는 전공의·전임의·개원의·의대생까지 범의료계가 함께 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책임은 의협 회장인 내게 있다. 왜 나를 고발하지 않는가. 내가 먼저 감옥에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협은 파업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6시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 회의를 열고 3차 무기한 총파업 여부 등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