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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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진, 휴대용 초저전력 유해가스 감지 센서 개발

카이스트 윤준보 전기및 전자공학부 교수팀
실시간 휴대용유해감스 감지센서를 개발한 카이스트 윤준보 교수와 조민승 박사과정, 최광욱 박사(사진 좌측부터)

유해 가스에 의한 인명 사고를 막기 위해 밀폐된 공간에서 수시로 유해가스를 감지할 수 있는 휴대용 센서가 카이스트(KA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는 윤준보 전기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나노린’ 소재를 통해 상시 동작이 가능한 초저전력 유해가스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금속산화물을 기반으로 하는 가스 센서는 소형화에 유리하고, 생산 단가가 저렴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섭씨 수백도의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히터를 통한 열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고 방출되는 다량의 열과 히터의 높은 소비 전력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용기기에 적용할 실시간 센서 개발은 쉽지 않았다.

 

윤 교수팀이 개발한 유해가스 감지 센서는 독자적인 나노 공정 기술을 통해 개발한 ‘나노린’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 초저전력으로 언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한 게 큰 특징이다. 나노린(Nanolene)은 완벽하게 정렬된 나노와이어 다발들이 공중에 떠 있는 구조를 지칭하는 것이다.

 

나노 소재가 제조 방법상 크기를 제어하기가 쉽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정렬된 형태로 구현하는 것과 달리 나노린은 일반적인 반도체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산업적 활용 가치 또한 매우 높다.

 

연구팀은 이 나노린을 우선 초저전력 나노 히터에 활용, 나노 소재가 지닌 고유의 열 고립 효과를 통해 기존 마이크로히터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초저전력 고온 구동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나노 히터에 완벽하게 정렬된 형태의 금속산화물 나노와이어를 일체형으로 집적해 가스 센서로 응용함으로써 스마트폰 내장에 적합한 수준의 낮은 소비 전력으로 일산화탄소 가스 검출에 성공했다.

 

윤 교수는 “과거 광부들은 유해가스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 탄광에 들어갈 때마다 카나리아라는 새를 데리고 들어갔다. 카나리아는 메탄, 일산화탄소 가스에 매우 민감해 유해가스에 소량만 노출돼도 죽는다. 광부들은 카나리아의 노래가 들리면 안심하고 채굴했고 카나리아가 노래를 부르지 않을 땐 탄광에서 뛰쳐나와 스스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면서 “개발된 가스 센서가 언제 어디서나 유해가스의 위험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속 카나리아’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최광욱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한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8월 12일자 후면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